대전·충남서 부여·예산·청양 제외하고 모두 文 승리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식을 마치고 청와대로 이동하며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 흔들고 있다. /연합 |
충청(忠淸)은 19대 대선에서도 승부를 결정지었다.
역대 선거마다 성립된 ‘충청의 선택이 곧 당선’이란 공식은 이번에도 재현됐다.
189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13대 대선을 제외한 모든 대통령 선거에서 충청 표심을 얻은 후보가 대권을 거머쥐었다.
▲ 연합그래픽 |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9대 대선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선인은 충청권 일부 기초자치단체를 제외한 모든 시·군·구에서 승리를 거뒀다.
대전, 세종, 충남, 충북 4개 시·도는 문 당선인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다만 대전·세종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충남·충북에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2위로 선택했다.
문 당선인은 대전에서 득표율 42.93%를 기록해 안철수(23.21%), 홍준표(20.30%) 후보를 크게 따돌렸다.
자치구별로도 동구(40.21%), 중구(39.62%), 서구(43.56%), 유성(47.51%), 대덕(40.52%) 등 압승을 거뒀다.
홍준표, 안철수 후보 간 2위 싸움에선 안 후보가 중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구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 때문에 한국당 현역 의원 지역구인 동구(이장우), 중구(이은권), 대덕(정용기)에서 조직 가동과 보수결집이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남에선 문 당선인이 38.62%로 1위, 홍 후보와 안 후보는 각각 24.84%, 23.51%로 2, 3위에 올랐다.
18대 대선에서 문 당선인은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대결에서 천안 서북구에서만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반면 이번 대선에선 충남 대부분 지역에서 승리를 따냈다.
부여·청양·예산에선 홍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이곳에서의 패배는 부여·청양·예산이 대표적 보수지역으로 꼽히는데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자유한국당 정진석, 홍문표 의원의 조직력이 발휘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충북에서도 문 당선인은 38.61%로 2위 홍준표(26.32%), 3위 안철수(21.78%) 후보를 이겼다.
그는 단양·영동·보은·괴산을 제외한 10개 지역에서 홍준표, 안철수 후보를 압도했다.
이 결과를 놓고 영동·보은·괴산이 지역구인 한국당 박덕흠 의원이 충북에서 유일하게 체면을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곳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외가가 있어 한국당 정서가 깊게 배어있다.
세종에선 문 당선인이 51.08%로 과반이 넘는 득표율을 보였다.
안 후보와 홍 후보는 각각 21.02%, 15.24%를 얻는데 그쳤다.
이번 대선에서 충청은 지난 대선과 달리 유력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투표 성향이 나타났다.
18대 대선에서 충청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고루 나눠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가장 앞선 후보에게 표를 몰아줌으로써 공약 실현 가능성을 높이려는 의도가 문 후보의 압도적 승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충청 지역 정가 인사는 “19대 대선이 다자구도로 치러진 점이 양자구도로 진행된 지난 18대 대선과 다르지만 충청 민심은 가장 유력한 후보였던 문재인 당선인을 선택했다”며 “‘우리도 표를 뭉칠수 있다’는 점을 표로 강조해 대선 공약 실현 압박을 가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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