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충청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선택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충청이 선택한 후보가 당선되는 공식은 재현됐다.
다만 ‘캐스팅 보트’ 역할을 넘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적극적 투표권을 행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투표 집계 결과 충청권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도 표를 나눠줬으나 문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이런 투표 양상은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 4개 시·도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9일 오후 11시 40분 기준 대전에선 문 후보가 득표율 46.20%로 1위를 기록했다.
안 후보는 21.07%, 홍 후보는 19.63%로 뒤를 이었다.
세종은 문 후보가 51.14%로 과반을 넘겼다.
안 후보는 20.49%, 홍 후보는 16.29%로 2, 3위를 기록했다.
‘문재인-안철수-홍준표’ 구도에서 문 후보가 2위 후보를 2배 이상 앞서는 현상이 벌어졌다.
충남과 충북에서도 문 후보의 압도적 우위는 같았으나 2위 후보는 달랐다.
충남은 문재인(37.64%), 홍준표(26.90%), 안철수(23.28%), 충북은 문재인(37.55%), 홍준표(28.24%), 안철수(21.60%) 후보 순이었다.
대전과 세종의 투표율은 전국 평균(77.2%·잠정)보다 높을 정도로 선거 열기가 뜨거웠다.
세종은 80.7%로 전국 평균 투표율을 크게 웃돌았고, 대전은 77.5%였다.
대전·세종의 높은 투표 열기는 세종 행정수도 완성과 대전 4차 산업 혁명 중심지 육성 등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앞선 후보에게 표를 몰아줌으로써 공약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적극적 투표 행위’에 나섰다는 얘기다.
충남과 충북에서도 문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적극적 투표 현상이 나타났으나 투표율은 저조했다.
충남의 투표율은 72.4%로 제주(72.3%)를 제외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충북도 전국 평균 투표율을 밑도는 74.8%에 그쳤다.
충남·충북의 낮은 투표율은 지역 출신 후보가 없었던 점이 이유로 꼽힌다.
충북에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충남에선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권 주자로 기대감을 키워왔지만 둘 다 레이스에서 이탈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충청권에서 유력 후보로의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이 때문에 충청 표심이 역대 선거에서 보여준 ‘캐스팅 보트’ 역할이 아닌 전략적·적극적 투표 경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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