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율 급증… 공기청정기 시장 1조5000억원 규모
대전지역 직장인 미세먼지에 외출 꺼려… 사내식당 북적
“선풍기처럼 공기청정기도 사무실마다 필요해” 한목소리
#미세먼지 경보가 내려진 주말, 김씨(30대)는 되도록 창문을 열지 않고 지냈다. 평소 기관지가 약했던 김씨는 환기를 최소화해도 실내로 유입되는 미세먼지에 고통스러웠다. 어린이나 애완견이 있는 가정에만 필요한 선택적 가전이라 생각했던 공기청정기를 이제는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유성구의 한 전자제품 판매점은 주말 내내 사람들로 북적였다. 올해 초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질수록 공기청정기나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주말 이틀 동안만 30여 대를 판매했다.
최근 TV, 냉장고, 세탁기에 이어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제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웨딩시즌을 맞아 예비 신혼부부의 구매 필수 리스트에는 물론,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대다수 가정에서 구매율이 높아지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곰팡이 등 각종 유해세균을 걸러내 공기를 정화 시켜준다. 그동안은 황사와 옅은 미세먼지로 봄철 반짝 특수를 누렸다면, 올해만큼은 계절에 불문, 1년 내내 판매율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가전제품 업계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판매는 2014년 50만대에서 2015년 90만대, 2016년 10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도 140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특수가 경제를 이끈다고 봐도 무방하다. 공기청정기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5000억 늘어난 1조 5000억 규모대로 접어들었다.
공기청정기 시장 1위 코웨이는 최근 ‘멀티액션 공기청정기’ 신제품으로 3~4월 매출이 20~40%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블루스카이는 생산량을 두배로 늘렸고, LG전자의 퓨리케어 360도는 판매량이 2배 늘어났다.
공기청정인만이 아니다.
세탁된 의류를 빠르게 말려주는 건조기, 양복과 교복처럼 매일 입어야 하는 의류를 집중 관리하는 의류관리기 미세먼지 효과로 판매율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다.
공기청정기를 구매한 한 주부는 “작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와 황사를 견딜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목과 눈 통증은 물론 피부까지도 예민해져서 결국 구입했다. 실내공기라도 깨끗해야 안심할 것 같다”고 말했다.
8일 오후 1시 대전 서구 둔산동의 미세먼지 농도는 264㎍/㎡.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매우 나쁜 단계다. 시민들은 목과 눈 통증은 물론 심지어 두통까지 호소하며 짙게 내려앉은 미세먼지를 체감했다.
둔산지역 인근 회사원은 “미세먼지 때문에 점심도 사내식당에서 해결했다. 공공기관이나 사무실에서도 공기청정기가 선풍기처럼 필수가전제품이 돼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다. 동료들이 모두 미세먼지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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