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경보로 외출 자제령... 백화점 매출 급감으로 이어져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는 호황
미세먼지가 황금특수마저 삼켰다.
4월 말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는 경기회복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생각처럼 경제시장은 특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미세먼지와 송홧가루, 황사 때문에 야외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심리 때문이다.
연휴 내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영화관으로 소소한 발길은 이어졌지만, 매출 급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더욱이 6일 미세먼지 경보로 외출 자제령이 떨어지자 전국 백화점의 매출은 오히려 봄 정기세일보다 못한 수준에 그쳤다는 이야기가 우세하다.
롯데백화점은 4월 매출이 작년보다 1.9% 줄었고 현대백화점도 1.6% 줄었다.
유통관계자들은 매출 하락의 원인이 ‘미세먼지’로 인한 환경요인을 꼽았다. 외출을 자제하고 불필요한 의류나 화장품보다는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에 몰린다고 분석했다.
현재 유통시장에서 가장 호황은 가전제품이다. 실내 공기를 정화해주는 공기청정기와 의류를 쉽게 세탁할 수 있는 의류건조기, 청소기의 판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반기 공기청정기의 판매는 30% 이상 뛰었다.
연휴 내내 외출을 삼갔다는 한 소비자는 “긴 연휴지만 미세먼지가 너무 심각해서 되도록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서 가족과 즐길 수 있는 놀이 문화를 찾으려고 했다. 공기청정기는 이제 집집마다 필수품이 된 탓에 빨리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황금연휴 역효과도 있다.
삼겹살과 채소, 과일 물가가 크게 올랐다. 한우 등심은 100g에 7805원으로 평년보다 24.3% 올랐고, 삼겹살도 100g에 2068원으로 16.5% 올랐다고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분석했다. 여기에 적상추와 마늘, 라면, 과일까지 몸값이 크게 오르면서 서민들을 더욱 옥죄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시장 관계자는 “당분간은 미세먼지로 어떤 경제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 가전제품시장이라도 호황이라 다행이지만, 업계는 환경적인 문제가 큰 만큼 당당하게 웃을 수도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