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 2중’ 판세 균열 생기나 정치권 이해득실 분주
바른정당발(發) 집단탈당이 장미대선 종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투표일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보수층 결집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대선판세의 유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독주 속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추격하는 ‘1강 2중’ 판세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홍문표 의원(홍성 예산) 등 바른정당 탈당파는 그동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까지 포함하는 ‘3자 후보 단일화’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날 탈당으로 국민의당과의 단일화를 사실상 포기하고 범보수 내에서 홍 후보에 힘을 실어주기로 결정한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범보수 진영에서 보수 적통의 무게추가 홍 후보에게 쏠린 모양새인데 바른정당 유 후보가 대선완주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보수진영은 분열 속 대선을 치르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바른정당 13명의 집단탈당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은 이해득실 계산에 분주했다.
민주당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집단탈당 후폭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판단이 어려운데 숨겨진 보수가 총결집하게 되면 결과는 알 수 없는 판으로 바뀌며 선거종반전 최고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어 “3∼4일 추이를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지만, 분명한 것은 안철수-홍준표의 순위 역전이 가시화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당은 아전인수 해석을 내놓았다. 손금주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홍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은 좌우 극단의 극한대결 정치가 다시 재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합리적 중도개혁세력이 안철수 후보에게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어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되는 이번 주 중반 이후 안철수 후보의 대역전 드라마가 시작될 것”이라며 “국민의 선택은 미래, 안철수를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환영의사를 비췄다. 홍 후보 측 이철우 총괄선대본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좌파정권을 막기 위한 보수 대단합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라며 “오늘을 계기로 대화합을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충남도당위원장인 박찬우 의원(천안갑) “보수대결집을 위하고 좌파정권을 막기위한 용단을 도당위원장으로서 환영한다”며 “대선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어달라”고 격려했다.
현역의원 13명을 무더기로 내준 셈이 된 바른정당은 탈당파들에 대해 날을 세웠다.
유승민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호영 원내대표가 홍 후보 측에 단일화 요구를 여러 번 했는데 그쪽에서 거절한 것으로 듣고 있다”며 “저는 단일화할 생각이 없다”며 완주의사를 재확인했다.
이혜훈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지지율이 좀 안 나온다고 잘못된 길로 돌아가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 보수개혁이 없는 단일화, 이건 보수가 영원히 죽는 길”이라고 성토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잠시 썼던 가면을 벗어던진 못난 정치 자영업자들의 구차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깎아내렸다. 서울=황명수ㆍ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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