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유일한 충청권 현역 의원 탈당에 정가 요동
보수표 구심점, 내년 지방선거, 바른정당 상황 등 이유로 꼽혀
‘충청 보수 구심점, 뜨지 않는 바른정당, 내년 지방선거.’
충청 정가에서 꼽은 바른정당 홍문표 의원(충남 예산·홍성)의 탈당 배경이다.
홍 의원이 탈당을 선언한 2일 지역 정치권은 그 배경과 여파를 분석하느라 분주했다.
바른정당에서 유일한 충청권 현역인 홍 의원의 탈당이 대선 막판 보수 재결집 계기를 마련하는 동시에 지역 보수 진영 재편을 촉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탈당이 대선을 넘어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관심을 더욱 키웠다.
지역 정가에선 홍 의원의 탈당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그러나 대부분 홍 의원이 지방선거를 염두한 ‘현실적 선택’을 내렸다는데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충청에서 뜨지 않는 바른정당을 떠나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충남지사직에 재도전하려는 목적이란 것이다.
첫 번째 이유로 타이밍이 꼽힌다.
자유한국당에게 충청권 보수 대결집이 절실한 상황에서 홍 의원이 탈당으로 보수결집 기회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홍 의원이 3선 중진으로 충청에서 갖는 정치적 지분과 입지를 고려할 때 한국당으로선 그의 합류가 큰 힘이 된다.
지난해 말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떠난 홍 의원으로서도 ‘보수통합’ 여론을 등에 업고 명분과 실리를 취할 수 있는 기회다.
한국당과 홍준표 후보는 보수통합 효과를 얻는 동시에 홍 의원은 한국당 복당 명분을 챙기는 서로 ‘윈윈(win-win)’하는 결과를 얻은 셈이다.
두 번째로는 충청에서의 바른정당 흥행실패가 지목된다.
바른정당 창당 당시 홍 의원은 대전, 세종, 충남 등 충청권 시도당 창당을 주도했다.
이후 충청에서 바른정당의 성공적인 안착과 띄우기에 주력했으나 지역 보수 민심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당과 대선 후보의 지지율 동반 추락과 함께 보수 성향 인사들도 바른정당 입당을 주저하면서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지 못했다.
당에서도 자신을 포함한 의원 13명이 탈당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만큼 바른정당 소속으로 얻는 ‘정당 프리미엄’을 누릴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들로 충남지사 출마를 염두에 둔 홍 의원이 탈당을 감행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 안보가 위급하고 중차대한 상황에서 보수 대통합을 요구하는 국민의 염원을 외면할 수 없다”며 “홍준표 후보와 보수의 집권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바른정당 대전시당은 논평을 내고 “진정한 보수 가치를 지켜내겠다는 굳은 의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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