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통합, 좌파정권 저지’ 명분에도 ‘싸늘’
지역정가도 내년 지선 공천 바라고 합종연횡
장미대선이 임박하면서 정치권 이합집산이 가속화 되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 변화에 따라 탈당과 입당 등 ‘갈아타기’가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나름 명분을 갖고 옮긴다는 주장이지만, 유권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바른정당 비유승민계 의원 13명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탈당을 공식화했다.
충청권 홍문표 의원을 포함해 권성동, 김성태, 김재경, 김학용, 박성중, 박순자, 여상규, 이군현, 이진복, 장제원, 홍일표, 황영철 의원 등이다.
전날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만난 이들은 탈당과 당 잔류 속 홍 후보 지지선언 등 여러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해 왔다.
같은당 유승민 후보에게 홍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3자 단일화 요구에 유 후보가 거듭 ‘독자완주’ 입장을 굽히지 않자 탈당을 선택한 것이다.
이들은 탈당선언문에서 “보수단일화를 통한 정권 창출을 위해 바른정당을 떠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함께했다”며 “친북좌파-패권 세력의 집권은 반드시 막아야 하며 ‘보수궤멸’을 운운하는 친북좌파-패권 세력에 이 나라의 운명을 맡기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주장했다.
나름 탈당 및 입당 명분을 밝혔지만, 이들을 바라본 유권자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애초 바른정당은 ‘건전한 보수, 깨끗한 보수’를 주장하며 지난 1월 창당했다. 국정농단 사태를 불러온 자유한국당과 같이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독자 정권창출이 불가능해지자 불과 3개월 만에 뛰쳐나온 정당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면서 정치권 일각과 유권자 사이에선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대전출신 최명길 의원 역시 민주당을 탈당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국민의당으로 입당한 바 있다.
바른정당 이은재 의원도 대선레이스 속에 한국당으로 말을 갈아탔다.
이처럼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합종연횡은 비단 중앙정치 무대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지역정가에서도 탈당과 입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당 정권창출을 도왔고 올 2월까지 코레일 상임감사를 지낸 임영호 전 의원은 이달 초 한국당을 탈당, 국민의당으로 옮겼다.
임 전 의원은 “안철수 후보와 함께 대선 승리와 국민통합을 위해 뛰겠다”고 입당의 변을 밝혔다.
김경시 대전시의회 부의장과 하재붕 중구의회의장, 최경식 중구의원, 장미화 서구의회 의원, 이의규 전 서구의회 의장도 비슷한 이유로 한국당을 떠나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전직 시의원과 구의원도 대선을 앞두고 당적변경 러시가 끊이지 않는다.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은 정권창출을 위한 대의명분과 평소 소신보다는 현재 당에서의 입지변화와 향후 개인적인 정치행보와 더욱 관련이 깊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5ㆍ9대선이 끝나면 1년 뒤 곧바로 지방선거가 잇따르기 때문에 공천받기 유리하거나 당선가능성이 큰 당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대선을 앞두고 당적변경은 자신의 정치적 철학과는 연관짓기는 어렵다”며 “사실상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거나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큰 당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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