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태로 국민들 정치 관심
지금이 대한민국 바뀔 수 있는 기회
조기대선 역대 최고 투표율 나올 것
'비판을 발전시키는' 지도자 필요
지난 겨우내 불타오른 촛불로 꽃피운 5월 9일 조기대선이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여정에 함께하고 있는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 길잡이가 될 만한 문화계 인사들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는 기회를 어렵게 잡은 겁니다.”
즐겁게 웃으며 인터뷰를 끝낸 참이었다. 조기 대선 투표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그의 눈빛은 한없이 가라앉아 깊은 생각에 빠졌다. 영화 '특별시민'에서 노련한 정치인 심학수로 활약한 배우 곽도원의 이야기다.
그는 갑작스럽게 치러지는 이번 조기 대선이 오히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벌어진 국정농단 사태를 묵과하지 않았던 시민들이 민주주의 선거로 새로운 세상을 꿈꿀 것이기 때문이란다.
“아마 온 국민이 어렵게 이런 기회가 왔다는 것을 깨닫고 있을 것 같아요. 역사상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리라 생각합니다. 국정농단으로 좋은 기회를 얻었으니 이번 선거로 정말 대한민국에 헌신할 수 있는 분이 당선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간절한 마음으로 모두 선거를 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영화인들 또한 이번 국정농단의 피해자였다. 박근혜 정부는 끊임없이 정부 비판적인 영화와 그 제작·배급사들에 대해 불이익을 줬다. 음모론 같은 '블랙리스트'가 정말 국가기관에 존재해 왔다는 것이 드러났다.
“예술인들이 해야 하는 가장 큰 덕목은 중립적인 위치에서의 비판이라고 생각해요. 비판 정신이 없어지면 존재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겁니다. 그들이 비판할 수 있는 권리는 절대 막혀서는 안 됩니다. 그런 블랙리스트처럼 어처구니 없는 일은 벌어지지 말아야죠.”
곽도원에게 '예술인으로서 지도자에게 바라는 점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생계'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성공하기 이전, 곽도원 역시 연기를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배우들 중 한 명이었다.
“생계가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창의력 또한 고갈되지 않거든요. 또 그래야만 비판을 멈추지 않을 수 있고요. 그 비판은 죽으라는 비판이 아닙니다. 더 나아지라고 하는 행위죠. 그런 비판을 잘 듣고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됐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유권자들에게 현실적인 독려 한 마디를 남겼다.
“국정농단 사태 덕분에 온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죠. 투표를 하지 않으면 최악의 정치인에게 지배당하는 꼴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 지배를 두 번 다시 당하고 싶지 않으면 선거라는 정의로운 방법을 이용해 꼭 우리 손으로 대표를 만들었으면 해요.”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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