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7대 특ㆍ광역시 중 오염도 최저... 세종에서 대전 유성구 전입인구 매년 증가
▲ 2015년 3월 미세먼지와 안개에 갇힌 세종시 |
“글쎄요, 미세먼지 때문에 대전으로 이사 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보는데요.”
“교육여건도 있지만, 특히 애들 건강을 생각하면 세종보다는 대전이 낫지요.”
미세먼지와 안개 등 대기질이 대전과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사는 곳에 따라 대답이 상반됐다.
세종시 한솔동과 고운동 등에 사는 이들은 미세먼지 등의 여파가 거의 없다고 한 반면, 대전 노은과 지족, 반석동 등에 사는 사람은 세종에서 넘어오는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고 얘기하고 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분명한 건 초미세먼지(PM 2.5)는 대전보다 세종이 심하다.
▲ 2016년 1월 미세먼지 자욱한 세종시 |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실시간 대기오염도 측정사이트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초미세먼지 오염도는 대전보다 세종이 높았다.
초미세먼지는 입자 직경이 2.5 마이크로미터 이하로, 미세먼지(PM 10)의 4분 1이라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대전은 1월 26, 2월 24, 3월 29인 반면, 세종은 1월 32, 2월 29, 3월 37로, 매월 세종이 높았다. 대전은 전국 7대 특ㆍ광역시 중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가장 낮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세종은 대전보다 분지가 넓은 반면, 높은 산과 금강까지 흐르고 있어 먼지가 날아가지 않고 가라앉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세종시 부동산업계는 미세먼지와 대전으로의 이주는 별 관련이 없다고 한다.
세종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전으로 ‘우르르’ 갔다고 느낄 정도는 지금까지 없었다”며 “첫마을에서 1∼3생활권으로 분양받아 가는 사람이 많지, 미세먼지 때문에 대전으로 갔다는 얘기는 별로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 2017년 미세먼지로 가득찬 세종시 |
그래서 정확한 통계를 찾아봤다.
세종시에서 유성구 노은1ㆍ2ㆍ3동(행정동)으로 전입한 통계(유성구청 제공)를 확인한 결과, 2015년에는 1월∼4월 208명을 포함해 모두 574명이 노은동으로 왔다. 2016년에는 1∼4월 214명을 비롯해 모두 655명이 주소를 옮겼다.
올 들어 4월말 현재 288명의 세종시민이 유성구 갑동과 노은동, 반석동, 수남동, 안산동, 외삼동, 장대동, 죽동, 지족동, 하기동 등 노은 1ㆍ2ㆍ3동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통계에서 나타나듯이 세종에서 유성구 노은지구로 주소를 이전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우르르’는 아니지만, 대전으로 오는 이들이 매년 증가하는 건 사실이라 할 수 있다.
반석동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유성의 전세가 세종보다 1억원 이상 비싸고 물량까지 없어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생활이 불편하거나 자녀 교육, 비싼 도시형생활주택의 임대료와 관리비 등으로 인해 대전으로 복귀하는 이들도 많다”고 했다.
유성구 관계자는 “전입자가 눈에 띄게 많지 않은 것도 있지만, 세종행을 준비했던 이들이 자녀건강과 교육 등 여러 여건을 고민하다가 대전에 남기로 결정하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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