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5월 유성기업은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하자 일방적인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노동자들은 거리로 나왔다. 현대자동차라는 대기업의 지시로 노조파괴 공작이 이어졌고 그들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끊임없는 법적 공방이 잇따랐다.
유성기업 노동자였던 한광호씨는 사측의 노조탄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전지방법원은 올해 2월 유성기업 회장에게 부당노동 혐의로 징역 1년 6월, 벌금 20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7년여 간의 투쟁의 결과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적은 보상이었다.
끝인 줄 알았던 유성기업 유시영 대표이사와 노조 간 7년여의 법정 공방은 구속된 대표이사가 항소하며 또다시 재개됐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매일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민들에게 유성기업의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한 그들이 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자고나면 시대가 바뀐다는 첨단시대에 살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의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은 제자리다.
지역에서 하루면 10여건의 크고 작은 노동조합 집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하루에만 공공비정규직 노조의 미화원 상여금 쟁취 집회를 비롯해 비정규직 조합원의 부당해고를 규탄하는 공공연구노조의 결의대회, 금속노조의 노조할 권리에 대한 선전전, 을지대병원 대전지부의 단체협약 이행 촉구 등 6건의 집회시위와 2건의 1인시위가 이어졌다.
지난달 12일에는 대전지검 앞에서 공공비정규직 노동조합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역의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원들에게 30분 집회를 했다는 이유로 과잉 기소와 판결을 했다며 항의하는 내용이다.
2014년 한밭대 청소노동자들은 정년 감축에 항의해 한밭대 정문에서 집회를 열고 선전전을 진행했는데 경찰이 이례적으로 행진신고가 안돼 있다는 이유로 집시법 위반으로 입건해 기소됐다. 법원은 이들에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고, 항소했으나 기각됐다.
지난해에는 공공비정규직노조 소속 충남대 시설관리업체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것에 항의하기 위해 충남대 정문에서 집회신고를 하고 정문에서 50m 정도 학내로 들어간 정심화국제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했다. 당시 유성서는 학내에서 집회를 했다며 지부장과 조직부장을 입건, 기소되도록 했다. 지난달 열린 1심에서 대전지법은 검사 구형과 동일하게 지부장에 징역 10월, 조직부장에 징역 6월을 선고했다.
지역 노동조합 단체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과 대처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이고, 여전히 노동조합 탄압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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