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성장 금융시장 경쟁에 촉진제 역할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순항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문을 연 케이뱅크가 24일간 총 24만명의 고객이 유입됐다고 27일 밝혔다. 케이뱅크는 출범 8일 만에 지난 1년간 은행권 전체의 비대면 계좌개설 건수(15만5000건)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케이뱅크의 고객은 30∼40대가 70%를 차지해 시중은행(45%)보다 고객층이 젊은 점도 눈길을 끌었다. 고객 5명 중 2명은 은행이 문을 닫는 시간인 오후 6시에서 다음날 오전 9시 사이 케이뱅크 계좌를 사용했다. 수신(42%)과 여신(40%)도 은행 업무시간이 아닐 때 이뤄졌다. 바쁜 직장생활로 은행이용이 어려운 사람들이다.
지난 26일까지 케이뱅크에는 예·적금으로 2848억원이 들어왔다. 올해 연간 수신 목표인 5000억원인데, 한 달도 안 돼 절반을 채웠다. 대출은 1865억원 나갔다. 직장인 신용대출이 전체 여신의 72%를 차지했고, 중금리대출은 15% 규모였다. 대출자의 평균 신용등급은 4.4등급이며, 평균 대출금리는 연 7.0%였다.
금융위는 케이뱅크가 금융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증권사·P2P업계 등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경쟁이 촉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케이뱅크의 폭발적인 성장에 은행권에서 연 2%대 금리의 예·적금 특판상품 판매에 나섰고, 비대면 채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일부 은행은 케이뱅크의 간편 소액대출에 대응해 마이너스통장 한도의 10%(최대 200만원)까지 금리를 면제해주기도 했다. 저축은행들은 중금리대출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대출금리 낮추기에 나섰다.
금융위는 일단 올해 6월 말 문을 여는 카카오뱅크의 출범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또 다른 플레이어를 시장에 진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IT기업이 인터넷전문은행 경영을 주도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를 완화해주는 내용의 인터넷은행법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 인터넷전문은행의 업무 범위가 확대되면 보험·카드사 등 다른 업권까지 경쟁 압력이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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