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골령골 민간인희생자 추모공원과 연계
대전지역 근현대사의 한 흔적인 ‘대전형무소 터’가 역사공원으로 탈바꿈된다.
이른바 ‘대전판 다크 투어리즘’이다.
대전시는 지난해 초부터 자유회관과 형무소 망루, 우물 등 대전형무소 터를 사업 구간으로 정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 국비 지원을 신청하는 등 역사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해왔다.
대전형무소 터는 현재의 중구 목중로 일원에 지난 1919년 건립돼 3.1운동 이후 안창호·여운형 등 독립운동가와 애국지사 등이 수감됐던 곳이며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반공 애국지사와 양민들이 학살된 역사적 장소다.
시는 이런 사실을 주목하고, 형무소 터를 자유민주주의 소중함과 나라사랑의 참된 뜻을 유지·계승 발전시킬 역사교육의 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문체부가 자유회관이 안전등급이 D등급을 받자 철거 또는 건물 보강시 주변 시설물 철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시가 계획했던 회관의 리모델링을 제외한 사업 재수립을 요구했다. 사업비도 시가 당초 계획했던 22억원에서 12억여원 가량이 감액조치됐다.
이 때문에 시는 전시 콘텐츠 구성으로 관광자원화를 꾀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옛 형무소 망루 앞에 안창호·여운형 전신 동상을 설치한 포토존을 조성하고, 우물과 120년 수령 추정의 왕버들나무 주변 정비 및 옛 형무소 정문을 재현해 배치키로 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기, 민주화운동기 등 시대별로 형무소에 얽힌 수감인물과 발생한 역사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도 개발해 스토리 월과 유리 조형물에 설치한다.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해 형무소 터와 국립대전현충원, 거룩한 말씀의 수녀성당, 옛 충남도청, 관사촌, 산내 골령골을 잇는 관광코스도 마련할 예정이다.
시는 이달 중으로 문화재 형상변경 및 콘텐츠 관련 저작권 사용 승인을 획득하고, 다음달 설계도서를 작성할 계획이다.
권선택 시장은 “슬픈 역사가 담겨 있지만, 사업은 산내 골령골에 만들어질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공원과 연계시켜 역사를 되짚어보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면서 “문광부와 협력해 최종단계에 있는데 후대를 위한 것인 만큼 차질없이 추진토록 하겠다”고 했다.
관건은 주민과의 공존이다.
다크 투어리즘은 비극적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기 위한 것이나 인접한 주민들 사이에선 반감이 적지 않은 이유에서다.
민양운 풀뿌리 여성마을숲 대표는 “비극적 역사지만 독립운동의 역사이고, 자원화를 통해 평화의 가치를 드높여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반감도 있어 가치공유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근 아파트 주민자치위원장 역시 조형물 크기에 대한 이견차를 보였다.
자유회관을 사용하고 있는 한국자유총연맹 대전시지부는 역사 및 안보교육을 위한 장소로 활용키 위해 시 차원에서라도 화장실 개선 등의 리모델링 지원을 요청했다.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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