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전동차 100만원, 명품 의류는 수십만원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격차 부모세대 박탈감 커져
#어린이날 선물이 100만원?
딸아이 선물을 사려고 백화점에 찾은 김민주 씨는 올라도 너무 오른 물가에 혀를 내둘렀다. 어린이 승용차는 100만원대, 명품 의류는 기본 50만원이 넘었다. 어린이날 대표적인 선물인 장난감이나 인형도 5만원 이하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유통계는 매출신장에 사활을 걸었다.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까지 이어지는 황금대목으로 올 봄 다소 부진했던 매출을 끌어올리기에는 제격인 연중행사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세대별 맞춤형 선물을 기획하고 이미 지난주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5월 초에 몰려 있는 공휴일이 마냥 반갑지는 않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선물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부담과 갈수록 높아지는 물가에 한숨만 나온다.
조립블럭인 레고 10255 어셈블리 스퀘어는 36만원, 헤네스 유아 전동차 브룬은 90만원부터, 피톤치드가 방출되는 천연 편백나무 2층 계단침대는 210만원을 훌쩍 넘는다.
호텔업계는 어린이날 특별 숙박 패키지로 5월 황금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최소 30만원에서 50만원 대 비용이지만, 예약률은 90%를 육박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만난 주부는 “10만원으로는 마음에 쏙 드는 선물을 찾기 어렵다. 번듯한 선물을 하려면 적어도 준명품은 해야 하는데, 갈수록 소비규모 커지고 있어 부담스럽다. 선물비용을 최소화해서 구입하려고 발품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소비 빈부에 가격보다는 가성비 좋은 선물을 고르는 현명한 소비자도 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보다는 합리적인 가격대를 앞세운 브랜드 제품을 선택하고, 할인률이 높은 팝업스토어나 해외직구를 활용해 알뜰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모두 챙겨야 하는 부모세대는 박탈감이 크다. 선물의 가치보다는 가격으로만 판단하는 부정적인 시각에 과소비가 양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세태에 따른 소비 패턴이 있지만, 갈수록 고액의 선물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소비자심리지수가 낮은만큼 계획적인 지출을 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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