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Jinx)란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적인 일을 말한다. 선거에도 징크스가 있다. 동서양 선거에 영향을 미친 그간의 징크스를 살펴보고 이번 대선에서는 이 징크스들이 유지될지 아니면 깨질지를 보는 것도 유권자들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 밴드웨건(Band wagon) 대 언더독(Under dog) 효과
선거기간 동안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할 지 미처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 여론조사의 결과에 따라 지지율이 높은 후보를 선택하는 현상을 밴드웨건 효과라고 한다. 내 표가 사표가 되지않도록 유력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이다. 반대로, 언더독 효과는 여론조사결과 지지도가 낮은 후보에게 동정표를 주는 현상이다. 한국선거판의 단골 메뉴로 약세 후보의 지지도가 올라 선거판세가 종종 바뀌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번 대선에서도 초반부터 형성된 문재인 후보의 대세가 그대로 갈지, 아니면 안철수 후보나 홍준표 후보의 역전이 일어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 악마의 피 대 승자의 저주
힘과 권력을 좇아 정치에 나서는 사람은 악마와 계약을 맺는다고 한다. 선거에서 큰 변화는 후보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통해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악마의 피가 많은 후보가 선거에서 이긴다는 속설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반기문 전 총장의 후보사퇴가 그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다.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권력욕, 그리고 웬만한 여론의 뭇매에도 끄떡하지 않는 두둑한 맷집을 소유한 후보가 끝까지 살아남아 권력을 누린다. 그런 자들이 우리 정치사에 많다. 그러나 뻔뻔함과 교활함으로 뭉쳐진 악마의 피는 선거에서 승리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결국 승자의 저주로 실패한 대통령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얼큰이 대 안경쓴 후보
선거벽보에 후보자 얼굴이 작게 나온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박근혜,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노태우 대통령의 선거벽보 사진의 얼굴은 다른 얼큰이 후보들에 비해 모두 작았다. 어느 광고 천재가 만들었다는 안철수 후보 선거벽보는 이 속설까지 염두에 두고 파격적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과연 그대로 맞아떨어질지 궁금하다. 한편, 후보자가 정면을 응시하지 않으면 대선에서 진다는 속설에 의하면 안철수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불리하다. 그 밖에도 지금까지 국민직선제로 당선된 대통령 중에 선거기간 중에 안경쓴 사람이 없다. 안경을 쓰면 카리스마가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 대선 후보중 안철수와 심상정 후보만 안경을 안썼다.
선거에는 수많은 속설이 있고 징크스가 만들어 진다. 그러나 속설은 속설에 불과하고 징크스는 깨지기 위해서 존재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기존의 속설과 징크스가 깨지더라도 위기의 대한민국을 이끌 능력있는 좋은 후보가 당선되기를 기대한다.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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