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기관 개혁, 차기정부 본격 공론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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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기관 개혁, 차기정부 본격 공론화되나

  • 승인 2017-04-24 17:00
  • 신문게재 2017-04-25 4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文·安·劉·沈 공수처 설치 주장, 洪만 부정적

검-경 수사권 조정, 국정원, 감사원 개혁예고도

알력다툼, 정치적 이해관계 탓 실효는 반신반의




제19대 대선 유력주자들이 앞다퉈 권력기관 개혁을 부르짖으면서 차기 정부에서 이 문제가 본격 공론화될 전망이다.



핵심은 검찰 개혁부분인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다. 이와 함께 국정원과 감사원의 역할 재정립 문제도 수면위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TV로 방영된 제3차 토론에서 각 당의 후보들은 일제히 ‘검찰개혁’을 외쳤다.

이 문제는 역대 대선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했던 것인데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 검찰에 매스를 들이대겠다는 후보들의 의지가 엿보였다.

이번 대선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에 치러지는 만큼 과거 어느 때보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데 24일 공감했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후보별로 다소 차이가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공수처를 만들어 검찰의 ‘권력 눈치 보기 수사’를 차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날 TV 토론에서 “응당 기소할 것을 기소하지 않거나, 사건을 조작해서 기소권을 남용할 경우의 견제 수단”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공수처 설치는 물론 유죄 판결을 받은 고위공직자에 대한 특별사면도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공수처 설치에 공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이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공수처 설치에 위헌 요소가 있으며 또 다른 검찰 조직을 만드는 ‘옥상옥’에 불과해 효과적인 검찰개혁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검-경의 수사권 조정도 또 도시 도마 위에 올랐다. 검찰에 독점하고 있는 수사권은 검-경 양측이 조직 사활을 걸고 대립하는 최대 현안이다.

문 후보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일반 수사권은 경찰에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며 안 후보는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검찰 권한을 통제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검찰 출신인 홍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 가장 적극적이다. 경찰이 이제 검찰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내부역량을 키워 수사권을 나눠 줄 경우 정치적 중립성 제고가 기대된다는 것이 홍 후보의 생각이다.

유 후보는 검찰의 수사지휘권과 기소독점권을 분리, 기소권을 경찰에 넘긴다는 입장이며 심 후보는 특정 범죄와 피해 수준, 범죄 횟수 등을 기준으로 경찰에게 수사권을 주는 제한적인 수사권 조정에 동의했다.

국정원과 감사원 개혁에 대해서도 후보들은 국민에게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국정원 국내 정보수집 업무폐지,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 금지, 대북 정보수집 기능과 대공수사 기능, 국내 보안 수사 기능 강화 등이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감사원과 관련해선 감사원의 회계 감사권을 국회이양, 감사원의 직무 감찰 업무 폐지 문제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의 이같은 권력기관 개혁 목소리가 차기정부에서 제대로 먹혀들며 실효를 거둘지는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많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이 검찰개혁과 수사권 조정 등을 강력히 추진했지만, 검-경의 알력다툼과 정치권 이해관계와 연관된 무산된 전례가 많다”며 “차기정부에서도 권력기관 개혁과정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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