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에 사는 박모(45)씨는 지난 1월 영하의 날씨에 홀로 집에서 추위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집주인이 갑작스럽게 수감생활을 하게 되면서 전기와 도시가스가 끊겨 버렸기 때문.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박씨는 동네 쓰레기통을 뒤지며 하루를 보냈다. 동네 주민의 제보로 박씨의 사연이 주민센터로 전해졌고, 손용숙 동구 통합사례관리사를 만날 수 있었다.
손 관리사가 박씨의 집에 방문했을 당시 박씨는 횡설수설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도 전기가 없어서 힘들다는 말을 전했다. 당장 전기 공급을 위해선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손 관리사는 집주인이 수감돼 있는 교도소에 면회를 가 절차상 문제를 해결했다.
친부모가 모두 사망하고 보증금 1500만원의 전세에 살고 있는 박씨의 생활은 녹록지 않아 보였다. 손 관리사는 긴급지원과 수급 신청을 돕고 꾸준한 음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쌀과 라면을 비롯해 밑반찬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손 관리사는 오는 7월 해피패밀리 바우처를 신청해 매주 1회 1시간 상담과 관리로 박씨의 사례를 관리할 예정이다. 진료기록을 토대로 정신건강 토탈서비스 바우처를 받으면 앞으로 3년간은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손 통합사례관리사는 “박씨가 추위와 싸우고 있을 당시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며 “앞으로 박씨가 상담사와의 관계를 통해 상태를 호전하고 공동생활도 하면서 한걸음 나아간 앞날을 맞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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