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해야 할 구시가지로서의 매력 활용 고민
문화예술을 갖춘 지하복합공간 개발 필요
대전을 넘어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역량 고민
개발계획 수립 30년째를 맞은 둔산 신도시도 이제 서서히 구도심이 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모든 분야의 역량이 결집된 대전을 대표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다. 동구와 중구, 대덕구 등의 원도심 입장에서는 섭섭하겠지만, 그래도 리빌딩(Rebuilding)은 미리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선, 아파트와 공원 등에 대한 최정우 목원대(도시계획학) 교수의 조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 교수는 세종시 신도시인 행정중심복합도시 핵심상업지구에 조성하는 도시문화상업가로인 ‘어반아트리움’(Urban Atrium)을 계획한 총괄건축가 중 한 명이다.
최 교수는 “15층인 아파트를 수직증축하는 리모델링을 언급하는 이들도 많지만, 밀도를 높여 ‘남향과 조망권’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튼튼하게 지어서 안전에 문제가 없으니, 잘 고쳐 살면 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건설업계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입주민이나 투자자들은 부를 축적으로 위한 수단으로만 집을 인식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원과 관련해선, “시청 북문 앞 양측 일방통행로는 공원으로 만들거나, 차선을 대폭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공원 등 녹지와 보행공간이 없거나 인근 단지와 단절된 ‘벌집’ 아파트는 ‘나부터’ 개방하고 횡단보도와 연결통로를 활용할 것으로 제안했다.
최 교수는 “구시가지가 나쁜 건 아니다. 가치있게 만들면 된다. 둔산도 이젠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구시가지의 매력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김석우 충남대(조소과) 교수는 문화예술과 상업의 융합을 언급했다.
둔산은 한밭수목원과 연정국악원, 곤충생태관, 평송청소년수련원, 천연기념물센터, 고암 이응노미술관과 대전시립미술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등 문화예술과 교육, 환경 등이 어우러진 곳이다. 독자적인 브랜드를 형성할 인프라를 갖추기에 충분하다.
특히, 대전시청 북문지구 지하공간개발(둔산지하상가)에 주목했다.
김 교수는 “지하공간 개발은 현재 세계적 이슈인 지상 가용지 부족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동시에 입체적인 도시개발을 구축하는 효율적인 공간이용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을지로, 동대문까지 지하 보행로로 연결하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사업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둔산 지하공간에 문화와 예술까지 가미하면 브랜드 대전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둔산의 역할을 더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대 후원 공공리더십연구원 신천식 이사장은 “도시마케팅 차원에서 모든 인프라를 갖춘 둔산이 최적지”라며 “모든 분야에서 대전을 넘어 세종과 충남ㆍ북 등 광역도시권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한 만큼, 진정한 리빌딩을 고민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끝>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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