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영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
학교나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주의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전염병’이다. 소아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 사람 간 전염이 쉽게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소독하지 않은 장난감이나 놀이기구, 집기 등으로부터 각종 세균 및 바이러스가 옮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염성 질병은 손을 통해 전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기는 환절기마다 아이들에게 찾아오는 가장 대표적인 전염성 질환으로, 익히 잘 알려져 있듯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분비물로 전염이 잘 된다.
그러나 감기를 전염시키는 가장 큰 매개체가 사실은 자신의 ‘손’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의 감기 바이러스는 감기에 이환된 사람의 손에서 책상이나 문의 손잡이 등에 옮겨져 있다가 그걸 만진 사람의 손으로 옮아가고, 그 손에 의해 다시 코나 입 등의 점막으로 전해져 감염되기 때문이다.
세균에 감염된 음식이나 손, 호흡기 등을 통해 감염되는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2~3세 미만 어린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설사로 입원하는 아이의 세명 중 한명이 로타바이러스 장염일 정도로 흔하면서도 강력한 질환이다.
로타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열이나 구토가 하루에서 약 3일간 지속되고, 설사는 하루에 7~10회 하게 된다. 대부분 4~7일 안에 호전되지만,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감염 후 지속적인 설사로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어야 하며, 심한 탈수가 생기면 쇼크를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아이가 설사를 한 후 3~4일간이 전염성이 가장 높을 때이므로, 이때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가족들도 손 씻기를 포함한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하지만 로타바이러스는 환경에서의 생존력이 강해 효과적인 전파 방지가 어려우므로, 어린 자녀를 두었다면 예방접종을 고려해야 한다.
결핵은 폐를 비롯한 장기가 결핵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후진국병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최근 어린이집 등 집단 시설에서 결핵 환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결핵에 대한 관심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결핵은 결핵균이라는 세균에 의해 감염되는 질환으로, 전염성 있는 폐결핵환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 재채기를 할 때 공기 중으로 배출된 결핵균이 제 3자의 호흡을 통해 체내로 들어가면서 감염된다.
결핵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므로 함께 식사를 하거나 물건을 공유하는 등의 행동으로 전염되지는 않지만, 기침예절 지키기 등 일상생활 속 개인위생 실천이 전파 방지에 중요하다.
전염성 질병의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후에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부모 역시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 아이를 만지거나 안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또 환절기일수록 아이들이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을 해줘 면역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손은 사람의 신체 가운데 유해세균과 가장 많이 접촉하는 부위로, 손을 깨끗이 씻는 것만으로도 각종 전염성 질병의 70%를 예방할 수 있으며 하루에 최소한 8회 이상 씻는 것을 권고한다.
또 아이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사람이 없는 쪽으로 몸을 돌린 후 입을 소매나 휴지 등으로 가리고 할 수 있도록 기침예절에 대한 습관을 미리미리 들여 준다면, 감염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단체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어린이들은 전염병에 취약하므로 반드시 연령대에 맞는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김봉영 을지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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