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옛 충남경찰청 상무관 보존 여부를 놓고 문화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63년 준공된 옛 충남경찰청 상무관은 대전의 충무실내체육관이 건립 되기 전까지 대전의 실내체육관으로 사용됐으며, 모더니즘 양식이 반영된 건축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15년 문화재청은 근·현대체육시설에 대한 일제조사를 실시했으며, 지난해 2월 가치가 높은 시설 충남경찰청 상무관, 이화여자대학교 체육관 A동 등 8곳에 대해 등록권고를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화여대체육관 A동은 지난 2월 등록예고하는 등 등록절차를 진행 중에 있는 반면, 옛 충남경찰청 상무관의 경우 당시 등록을 위한 소유자의 동의서가 제출되지 않아 사실상 이렇다 할 후속 절차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6일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소유자 동의 없어도 문화재청장이 등록절차를 이행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상무관 등록문화재 지정 여부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역 문화재계는 경찰의 무도 훈련장으로 이용된 도경사 상무관이 지난해 등록문화재 지정을 위한 평가에서 역사성, 예술성 학술성 등에서 만점을 기록해 이미 등록권고를 받은 바 있는 만큼 등록문화재 지정 여부에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정수 충남대 건축학과 교수는 “이번 개정은 희소성이 있거나 구조적인 양식에 대해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국가 자산의 건조물은 문화재로 남기자는 의미로 문화재청장의 직권에 의해 문화재위원회에 상정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첨단과학도시도 좋지만, 대전이 근대도시로 태생한 만큼 시가 좀 더 원도심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근대문화 콘텐츠로 만들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개발에 치중하기 앞서 더 이상 문화재 보존에 있어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대전시가 메이커 문화 도청사 활용방안과 함께 도경사 부지에 중앙부처 산하기관 등 복합행정타운 유치해 공공기관 통합청사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 도시재생본부 관계자는 “도경사 부지에 통합청사 건립 추진을 위해 기금사업으로 기재부에 신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짧게 답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멸실 또는 훼손될 위기에 처한 건축물에 한해 문화재청장이 직권으로 문화재 위원회에 상정하는 등록절차를 갖은 것일 뿐 청장이 직권으로 등록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그동안은 소유자가 신청을 해야 등록문화재가 됐지만, 이제는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건축물 가운데 근대문화유산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으면 동의가 없이도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위원회에 상정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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