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교육 등 고연령층 위한 방안 필요
“이제는 주변에서 은행을 찾으면 한 30분은 걸어가야 한다니까.”
인터넷과 핀테크 등의 발달로 금융거래 행태가 바뀌면서 인터넷을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 특히 노인층들의 금융거래상 소외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인터넷뱅킹 비중이 높아지면서 오프라인상의 은행 업무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전국 은행 영업점은 7103곳으로 전년대비 174곳이 줄었다. 현금인출기(CD기)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기) 등 자동화기기도 2641개나 감소했다. 최근 3년 사이(지난해 6월 기준)에 충청권에서는 대전은 10곳이 줄었고 충남은 2곳이 감소, 충북은 3곳이 폐업했다.
반면 인터넷뱅킹 이용률(모바일 포함) 80.6%에 달한다. 반면 창구거래와 자동화기기 등을 통한 오프라인 거래는 15.5%에 불과했다.
은행 영업점 감소는 인터넷뱅킹 이용 고객이 증가하고, 경영 효율이 떨어지는 영업점을 통폐합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 3일 문을 연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벌써 가입자가 20만명을 넘어섰고,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뱅크가 곧 선을 보인다.
은행 점포 수가 줄면서 은행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고, 창구에서 수수료까지 부과하는 은행이 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3월부터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신규 고객에게 월 5000원의 계좌 유지 수수료를 부과한다. 전체 거래 잔액이 1000만원 미만이 부과 대상이다. KB국민은행도 거래 잔액이 일정 금액 이하인 고객이 창구에서 입출금 거래 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기관들이 경영 효율 차원에서 지점을 줄이고 있지만, 오히려 고연령층을 중심으로 한 고객들의 불편만을 더욱 커지고 있다. 젊은 층은 대다수 인터넷뱅킹 이용이 가능하지만,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하는 대다수 고연령층은 은행을 찾을 수밖에 없다.
둔산동의 시중은행을 찾은 김 모 씨 (67·둔산동)은 “세금도 내고 돈도 찾으려고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은행을 찾았다”면서 “스마트폰은 갖고 있지만, 앱을 깔 거나 켜는 방법은 잘 모른다. 점포를 이용해야 하는데 자꾸 줄어든다고 하니까 나중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일부 은행에서는 어르신 전용 점포나 전담 창구를 운영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갈수록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노인층도 갈수록 늘어나는 시대”라며 “금융기관들이 나서서 인터넷뱅킹 교육을 하는 등 금융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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