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T, 출연연 분원 평가 ‘미흡’ 받은 6곳 중 2곳 문 닫아
어차피 문 닫을 곳… 예산과 행정적 낭비 초래
정치적 요구에 따라 전국 곳곳에 무분별하게 신설된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 분원이 줄줄이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분산된 조직이 연구의 효율성을 떨어뜨렸으며, 결국 예산과 행정 낭비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18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제주센터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경인지원은 각각 오는 6월과 내년 초 폐쇄된다.
연구회는 최근 소관 출연연의 지역 조직 6곳을 대상으로 ‘지역조직 자체조치 방안 이행 실적’을 점검했다.
점검 대상은 기초지원연 제주센터와 KISTI 경인지원을 포함한 한국재료연구소 부안풍력시험동,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하천실험 센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스마트 의류기술센터,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서울 SW-Soc 융합 R&BD 센터 등 총 6곳으로 지난해 진행된 출연연 분원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미흡’의 평가를 받았던 지역 조직들이다.
점검 결과, 6곳 중 4곳은 ‘적정’ 평가를 받았으나 2곳은 ‘부적정’ 평가를 받았다.
연구회는 부적정 평가를 받은 기초지원연 제주센터와 KISTI 경인지원 두 기관에 재배치 조치 권고를 내렸다.
지난 2008년 4월 제주대 공동실험실습관 문을 열었던 기초지원연 제주센터는 오는 6월 안에 지자체와 유관기관 간 합의를 통해 제주대에 흡수될 예정이다.
기초지원연은 지난해만 분원 2곳(9월 강릉센터ㆍ11월 순천센터)을 폐쇄했다.
KISTI 경기지원은 경기도 수원 소재로 지난 2009년 4월 문을 열어 대전 본원과 슈퍼컴퓨터를 연결해 각 첨단 핵심기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러나 설립한 지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문을 닫게 된 것이다.
KISTI는 경인지원을 내년 상반기 내 서울분원과 통합해 운영할 방안을 고심 중이다.
줄줄이 문을 닫는 출연연 분원에 연구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불필요한 예산과 행정낭비가 초래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덕특구 관계자는 “애초에 지역 분원이 여기저기 생길 때 미리 예견된 일”이라며 “10명 안팎의 연구인원으로 시작되는 분원도 다수였으며, 이러한 분원은 특별한 명분이 없는 한 연구 역량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데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이은권 의원(미방위,대전 중구)은 “이는 지금까지 지역조직과 분원이 정치적, 지역적 분배에 따라 무분별하게 신설돼 연구의 집중과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했다”면서 “연구의 효율성과 예산낭비가 이뤄졌다는 것은 아주 큰 문제며, 5년 간격의 분원 평가를 단축하고 평가대상을 엄격히 해서 구조조정할 분원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통ㆍ폐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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