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사업성 부족에 예타서 제외, 대선공약 뒷받침 필요해
대전시와 울산시, 광주시.
인구 수나 국회의원 선거구 규모가 비슷한 이 세 도시가 가진 또 다른 공통점은 무엇일까. 공교롭게도 지방의료원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탓에 대전을 비롯한 이 도시들에게 지방의료원 건립은 숙원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대전시는 지난 2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1차 선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기재부가 올해부터 예타 대상 선정을 4차례로 확대함으로써 기회는 더 남았지만, 대전의료원 건립 사업은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전의료원 사업이 선정되지 못한 이유는 기재부가 다른 사업에 비해 시급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기재부는 시가 보건복지부와의 재협의를 통해 예타사업 재신청 때 적극 검토해주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재신청 때에도 녹록하지만은 않다. 지방의료원에 대한 예타 조사 선례가 없었던 동시에 평균적인 예타 대상 사업의 선정률이 40% 이내인 점 등에서 재신청에도 거듭 불발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기 때문이다.
의료원 설립 문제가 시기 상조로 여겨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대선주자들이 내건 공약에는 지방의료원과 연계될 수 있는 공약들도 나와있어 가시적 진전도 없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지역거점 공공병원의 위상 강화를 약속하며 권역별 질병대응체계 확립 및 분권화를 제안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의료취약지 해소를 복지 공약 가운데 하나로 담았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10대 공약 내 시·도 공공의료복지 허브 구축의 일환으로 국립대와 지방의료원을 묶는 특수 법인 설립 추진의 뜻을 밝혔다.
이는 대전의료원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여겨져 설립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시는 의료원 취지로 메르스 등 신종 감염병 발생 때 신속한 대응과 의료 취약계층을 위해 공공의료시설로 설립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전의료원 설립이 선거때마다 나왔고,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책위가 의료원 추진에 힘을 보태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던 점에 비춰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
분명한 것은 대전시민들이 대전의료원 설립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로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대전의료원이 대전시민, 특히 원도심 주민들에게는 절실한 일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시는 공공의료시설 설립의 당위성만 아니라 대덕특구와 연계한 특성화된 의료원 모델 구축 필요성 등 추가 설득논리를 발굴해 관계부처와 재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의료원이 건립될 용운동 선량마을 부지조성 사업을 추진하게 될 대전도시공사에서는 뉴스테이 사업 등을 추진해 얻는 이익금의 의료원 건립기금 기여 등 성공적 추진에 힘을 보탤 의지도 보였다. 이처럼 지자체의 의지는 확고하기에 대선주자들의 뒷받침이 필요한 이유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전의료원 설립의 당위성은 의료 취약계층에 대한 서비스, 감염병 대응 등 확연하다”며 “그러나 지자체 혼자만의 의지만으로 추진키는 어렵기에 대선주자들의 공약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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