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맞는 대선 선거전에 일부 시민들 어리둥절
궂은 날씨에도 후보들 유세에 시민들 깊은 관심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7일 대전 중구 으능정이 문화의거리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제19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대전 으능정이 거리와 중앙시장이 들썩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가 거리 유세에 나서면서다.
봄에 펼쳐지는 유세전에 시민들은 어색해하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두 후보의 유세 현장엔 시민들이 몰리는 등 대선이 다가왔음을 실감케 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모습을 나타냈다.
파란 넥타이에 진한 스트라이프 네이비색 정장차림이었다.
비를 맞으며 문 후보를 기다리던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문 후보는 인파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 시민들과 호흡했다.
스마트폰으로 인증샷을 찍으려는 시민들의 손이 불쑥 들어왔다.
문 후보는 무릎을 굽혀 함께 인증샷을 찍었고, 상인들의 이야기를 몸을 숙여 듣기도 했다.
거리 곳곳에 ‘문재인’을 외치는 연호가 터져 나왔다.
이곳에서 만난 김진수(36)씨는 “대선이 정말 오긴 왔나보다. 겨울이 아닌 봄에 후보들의 선거 유세를 보다니 신기하면서도 먼가 어색하다”며 낯설어했다.
유세 차량에 오른 문 후보가 마이크를 잡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충청의 마음이 모일 때 국민통합이 이루어졌습니다. 대전이, 충청이 문재인의 꿈을 받아주시겠습니까?”
문 후보의 외침에 지지자들과 일부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으능정이 거리는 문 후보가 자리를 뜬 뒤에도 한동안 들썩였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17일 대전 동구 역전시장을 방문, 소상공인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같은 시각 대전 중앙시장 이벤트홀.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대전·충남지역 공약발표가 한창이었다.
그는 정면을 응시하며 공약을 구체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했다.
한국당과 자신을 상징하는 빨간 점퍼와 같은색 넥타이가 눈에 띄었다.
홍 후보의 빨간색 사랑이 “정의와 정열을 상징하기 때문”이라는 부인 이순삼씨의 설명이 떠올랐다.
공약을 발표하던 홍 후보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통 보수의 적자인 자유한국당을 충청인들이 지켜주지 않으신다면 이 나라는 미래를 잃게 됩니다!”
‘홍준표’를 연호하는 지지자들의 외침이 이벤트홀을 가득 메웠다.
시장 상인 윤모(45)씨는 “그래도 대통령 후보라고 대전에 왔는데 뭔 얘기를 하는지 들어보려 나왔다”며 “이번엔 사람보단 내놓은 정책을 살피고 찍어줄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홍 후보는 역전시장과 중앙시장을 찾아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했다.
상인들의 손을 먼저 맞잡고 ‘브이(V)’ 손가락 모양을 그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먹거리 투어’도 잊지 않았다.
떡, 치킨, 식혜 등을 먹으며 ‘먹방’을 찍는가 하면 상인들과 함께 막걸리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홍 후보의 구호는 ‘홍준표를 찍으면 대전·충남이 산다’였다.
지지를 호소해야하는 후보들에게도, 한 표를 결정해야하는 유권자들에게도 귀한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 저물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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