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원기 경제과학부 기자 |
젊은이의 혈기로 노후된 전통시장을 바꿔보리라 다짐하던 이들의 패기는 뜨거웠다. 대전시와 중소기업청의 지원으로 임차료 11개월, 인테리어 비용 60% 혜택을 통해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500만원으로 그토록 원하던 창업의 꿈을 이뤘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두 전통시장에 자리한 창업가들의 미래엔 먹구름이 끼었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하락 탓에 장사가 안되다 보니 매출은 곤두박질 쳤고, 20곳 중 영업하는 곳은 현재 절반도 채 안 된다.
한 청년 CEO는 가게 문을 닫고 어렵사리 새로운 임차인을 구했다. 건물주와 계약 당시 가게 원상복구란 말은 없는데, 건물주가 이를 요구해 소송까지 준비 중이다.
이 청년 CEO는 양호한 편이다. 또 다른 청년 CEO는 한때 창업가라는 타이틀 아래 ‘사장님’소리를 듣다가 현재는 막노동꾼이 됐다. 그가 진 빚만 해도 1500만원. 어쩌면 작은 금액일지 모른다. 하지만 한참 미래에 대해 설계를 할 그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어렵고 고단했지만 창업의 꿈을 이뤄보긴 했잖아요. 곧 가게는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요” 한숨섞인 그의 말투에서 슬픔이 묻어나왔다.
청년 CEO들은 대전시의 홍보마케팅과 폐업 때의 대비책이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창업 당시 계약서엔 장사가 잘될 때를 대비해 ‘향후 5년간 권리금을 받지 않는다’는 문구가 명시돼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폐업했을 때의 대책은 한 줄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했다. 청년 창업가들은 보여주기식 정책이 강했다고 한숨을 내뱉는다. 부랴부랴 추진에만 몰두했을 뿐 큰 그림은 그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책을 마련했더라면 현재 이들이 진 빚과 고통은 그나마 덜 수 있지 않았을까. 청년들은 금쪽같은 1년여의 시간을 허비했고, 또 다른 꿈을 꾸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에 또다시 넘어질까 두려움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이 청년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최소한의 대책이 구상되길 바라본다. 방원기 경제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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