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탄핵 등 거치며 양당체제 실망감
충청대망론 무산 생채기도 반영된 듯
단양군수 나용찬(무) 천안시의원 국민-바른-무소속 1석씩
장미대선의 ‘전초전’인 4ㆍ12재보선 결과 흔들리는 충청권 표심이 그대로 드러났다.
거대 정당인 민주당과 한국당이 지역에서 단 1곳도 당선되지 못하며 참패했기 때문이다.
국정농단, 대통령 탄핵 등을 거치면서 그동안 양당 체제에 대한 실망감과 새정치 갈망심리가 투영됐다는 분석이 고개를 든다. 이와 함께 충청대망론이 무산된 데 따른 실망감도 일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충북 괴산군수 선거에서는 38.4%를 득표한 무소속 나용찬 후보가 승리했다. 한국당 송인헌 후보(30.9%), 민주당 남무현 후보(12.5%)는 2~3위에 그쳤다.
시의원 3명을 뽑는 충남 천안시의원 선거에서도 마찬가지 결과였다.
소속 의원 비위행위로 재보궐선거 빌미를 제공했던 민주당이 2개 선거구에서 참회하는 의미로 무공천하기는 했지만 두 정당은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나선거구(신안ㆍ문성ㆍ중앙ㆍ봉명ㆍ일봉동)에서 국민의당 안종혁, 마선거구(성거ㆍ성환읍·입장면) 바른정당 방성민, 바선거구(직산읍,부성1·2동)에서는 무소속 정병인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안 후보는 31.28%로 25.98%를 차지한 자유한국당 유창영 후보를 제쳤다. 31.90%를 얻은 방 후보는 민주당 최장온 후보(31.05%)에게 신승했다. 정 후보는 36% 득표에 성공, 32.78%의 무소속 육종영 후보를 따돌렸다.
이같은 결과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선 수개월 동안 헌정사항 유례없는 정치적 대격랑을 겪으면서 한국당과 민주당 등 양당체제에 대한 염증에 따라 나타난 선거결과라는 평이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조기대선까지 정치적 혼란을 불러온 원인을 제공한 한국당에게 표를 줄 수 없다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다.
민주당 역시 원내 100석이 넘는 거대정당이었음에도 제대로 한국당을 견제하지 못한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선거에서 충청권 정치 지형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그대로 드러났고 이는 무소속,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충청권에선 지지기반이 없거나 약한 세력의 승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충청대망론 무산에 따른 허무함도 묻어난 것으로 보인다.
장미대선을 앞두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충청대망론 주자들이 잇따라 탈락하면서 이들이 몸담았거나 담을 것으로 전망됐던 민주당과 한국당에 실망한 지역민들이 제3세력에 표를 몰아준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를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방선거는 민심의 큰 흐름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대선과는 달리 인물론이 더욱 표심을 좌지우지 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시각이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 선거가 치러진 괴산군의 경우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고령비율이 높은 지역적 특성이 있어 전체 민심을 온전히 반영했다고 볼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충청권 재보선 결과 한국당과 민주당 등 전통적인 거대 정당이 참패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선이 아닌 지방선거라는 점에서 인물론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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