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남성이 결혼 상대를 고를 때 여성의 외모와 나이뿐 아니라 요즘은 여성 능력과 집안(재력)을 보기도 합니다. 여성은 과거에는 남성 능력을 주로 봤지만, 이제는 남성 외모와 성격을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내 1위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박수경 대표이사는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요즘 미혼 남녀가 원하는 배우자상을 이같이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의사와 판·검사, 고시 출신 공무원 등 결혼 시장에서 소위 잘 나가는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상을 묻자 "예쁘고 나이가 어린 여성을 찾는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또 "남자들이 이제 혼자서만 부를 축적하기 어려워지니 요즘 들어서는 여자 능력이나 여자 집안도 따진다"고 덧붙였다.
의사는 상대적으로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여성 외모와 나이를, 판·검사나 공무원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여성 집안이나 능력을 좀 더 중시한다고 한다.
하지만 박 대표는 "남자들도 얼굴이나 나이를 따지기는 하지만 결국 자신과 말이 통하는 여자에게 더 끌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두 번 보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같이 살 배우자를 찾는 데, 생각 있는 남자들은 어리거나 예쁘기만 한 여자를 만나도 실망합니다. 미스코리아는 아니지만 말 한마디에서도 남을 배려하고 어른에게 곱게 얘기하는 여성을 만나보면 점점 예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녀는 "외적인 조건이 전부가 아니며 조건만 보고 결혼해서는 결국 문제가 생긴다"면서 "외면보다 내면이 좀 더 단단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매력적으로 보여 결국 결혼을 잘한다"고 말했다.
여성 의사나 판·검사, 고시 출신 공무원은 어떤 남성 신랑감을 선호할까.
박 대표는 "(학력이 높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독신 여성인) '골드 미스'도 듀오에 엄청나게 많이 가입해 있다"면서 "이들은 자신에게 능력이 있으니 반대로 외모가 뛰어나거나 성격이 좋은 남성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골드 미스'는 자신이 치열하게 일하니 마음을 편하게 해 줄 사람을 원한다"면서 "과거 남자들이 집에서 휴식을 줄 수 있는 부인을 원했던 것처럼 '골드 미스'는 집에서 자신을 받아줄 남자를 희망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박 대표는 결혼정보회사가 회원을 등급별로 나눠 관리한다는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직업, 외모 등을 어떻게 점수화할 수 있겠느냐"면서 "우리 회사에 가입할 때 160가지 회원 정보를 작성하는데 이는 서열을 매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회원들이 무엇을 선호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1995년 설립해 올해 만 22년이 된 듀오의 회원 수는 현재 3만3천여 명, 듀오를 통해 결혼한 회원은 3만5천 명이다. 자발적으로 가입한 회원이 80%, 부모 설득 등으로 가입한 이들이 20%가량 된다.
통계청의 '2016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작년 혼인은 28만1천600건으로 1974년 이후 42년 만에 가장 적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최근 몇 년 사이 계속 결혼 건수가 역대 최저로 나왔다"면서 "물론 결혼 연령대 인구가 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청년이 결혼을 포기할 정도로 희망을 잃는 상황에 오기까지 정부가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의 최연소 여성 임원이었다가 2014년 듀오 대표에 취임했다.
박 대표는 "대한민국에서 결혼은 너무 큰 사회현상"이라면서 "우리가 하는 일이 어깨가 무겁고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사회에 기여하고 회사도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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