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은 1998년 충청은행이 퇴출당하고 하나은행에 합병된 후 지역금융에 핵심적인 기능과 구실을 하는 지역은행이 없다는 게 그동안 큰 고민이다. 이로 인해 지역자본의 역외 유출과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지원 조달 한계가 지속적을 제기돼 왔다.
하지만 지역은행 설립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충청지역은행 설립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12년 대선 전후에 활발하게 이뤄졌었다. 필요성을 공감한 대전시와 충남도, 충북도, 세종시 등 4개 지자체와 지역 경제계들이 지역은행 설립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당시 금융지주를 분할 독립해 지역은행으로 유치하는 방안과 지역기업이 출자해 지역은행을 설립하는 방안이 논의됐었다.
그러나 끝내 무산됐다. 4개 지자체가 함께 논의를 하다보니 의중을 하나로 모으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충북이 독자노선을 걷기로 결정하면서 힘을 잃었다. 결국 지자체는 민간에 설립 주도권을 미뤘다.
재원 마련도 문제였다. 자본금 출자를 놓고 지역기업들이 부담을 느꼈다. 지방은행 설립을 위해 2000억 가량의 자본금이 필요했지만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었다. 지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과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이 90%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자본금을 출자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았다. 여기에 충청은행 퇴출과정에서 기업들이 겪은 아픔이 아직 남아있었다.
지역 기업체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에 설립 취지에는 대부분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지역 기업들이 서로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지역은행 설립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정책적인 부분도 풀어야한다. 금융위원회에서 지역은행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지역은행의 경쟁력도 확보도 중요하다. 첨단 금융시스템과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 마련이 따라야한다. 류덕위 한밭대 교수는 “전북은행이 작은 규모에도 꾸준히 흑자를 보이고 있다. 지역은행이 갖고 있는 니즈마켓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자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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