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찰 근무 태만에 관련 진상 조사 나서
대전에선 경찰 폭행 당하고 신분증도 빼앗겨
최근 ‘민중의 지팡이’로 불리는 경찰의 기강 해이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다.
중도일보가 11일 단독 보도한 경찰교육원장의 평일 근무 시간 골프 물의를 비롯해 인천국제공항에선 근무하던 경찰이 총기를 방치한 채 카드 게임을 하다 적발되는 등 부적절한 처신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경찰교육원에 따르면 경찰교육원장인 A치안감은 11일 오후 근무시간 직원들과 골프를 쳤다. A치안감은 이날 휴가나 연가가 아닌 정상 근무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골프는 부속실장, 경리계장 등 부하 직원과 함께 경찰교육원 내 골프장에서 이뤄졌다.
교육원 측은 페어웨이 점검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경찰교육원 관계자는 “교육원에 체력단련장이 있는데 자체 관리점검 계획에 따라 관리주체인 원장이 전체적인 페어웨이 점검을 한 것”이라며 “오후에 점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골프장에 올라갔다 내려왔다. 티박스 상태를 보면서 점검차 쳐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경찰 고위직 간부인 경찰교육원장이 직접 페어웨이를 점검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경찰 간부를 지낸 B모씨는 “교육원에 골프장이 있어 잔디를 점검하고 확인하는 차원에서 다녀갈 수는 있지만, 충분히 오해를 살만한 상황”이라며 “경찰청 감사에서 이와 관련된 사정을 조사하고 종합해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경찰의 기강해이 사례는 또 있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순찰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 기동타격대 소속 의경들은 이달초 근무 시간에 카드게임을 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한 사실이 알려져 상급기관이 진상 조사에서 나섰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인천공항경찰대 소속 기동타격대 소속 의경 96명을 상대로 근무태만과 관련해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의경은 경찰 내 자체 조사에서 “근무 시간에 카드게임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대전지역 경찰의 기강 해이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경찰관이 성폭행 혐의를 빌미로 폭행을 당하는가 하면, 음주 후 검문하다 경찰 신분증도 빼앗기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7월 유부남인 경찰관이 부인이 아닌 다른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가 고소를 당했다.
지난해 7월 음주 상태에서 20대 여성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다 오히려 자신의 신분증을 빼앗긴 대전의 한 경찰관이 감찰을 받기도 했다.
이 경찰관은 음주상태에서 “미성년자 아니냐”며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여성들이 갑작스런 신분 확인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자신의 신분증을 빼앗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달 내부 특별점검을 통해 기강을 바로잡겠다고 당부하고 나섰지만, 이와 같은 경찰의 기강 해이에 당부의 말이 무색하게 됐다.
이 청장은 지난달 27일 “어수선한 사회분위기 속에 경찰 비위행위는 국민들에게 조직 전체의 문제로 비춰지고, 경찰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킨다”며 “공직기강이 해이한 부분에 대해 다음주부터 내부적으로 특별점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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