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세론 대 대체론
선거에서 가장 위험한 전략이 대세론이다. 선거 초반에 대세론이 선거를 주도하면 유리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선가가 막판으로 가면 대세론은 반드시 꺾인다. 대세론에 자만하는 후보의 진영은 어느새 담을 치고 추가 지지자들의 진입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오랜기간 대세론으로 앞서가던 문재인 후보가 최근 대체론을 내세운 안철수 후보의 추격으로 양강구도가 형성되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다자구도가 끝까지 가면서도 실질적인 양강구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은 갈 길 잃은 보수표가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승부가 달려있다.
# 적폐청산 대 국민통합
각 후보들 마다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슬로건이 적폐청산과 국민 통합이다. 이 두 목표는 동시에 달성되기가 매우 어려운 과제다. 특히 적폐청산의 목표가 인적 청산에 국한될 경우에 두 목표는 충돌할 것이고 선거승패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보수 정당들은 이 문제에 여전히 딜레마에 빠져있어서 지지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도 남은 기간 이 문제를 어떻게 정리해서 국민앞에 제시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다. 보수층의 지지를 기대하는 안철수 후보의 고민은 상대적으로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 보수 대 15%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자가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공식 선거비용이 509억 9400만원이다. 큰 돈이다. 선거에서 후보자가 총 유효 득표수의 15% 이상을 얻어야 선거비용 전액을 돌려받는다. 10%에 미치지 못하면 한푼도 건질 수 없다. 최근 여론조사들에 의하면, 보수 진영 후보들은 모두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짧은 대선기간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강력한 무기는 광고와 홍보다.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은 각종 광고 제작과 언론홍보, 유세를 위한 차량과 운동원 그리고 선거 사무원 인건비 등에서 열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래서 지지율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후보들간의 연대와 완주 여부도 선거비용 보전과 연관되어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충청대망론 대 충청무망론
이번 대선에서 충청지역에서의 대망론에 대한 기대가 컸다. 선거 초반에 반기문, 안희정,정운찬 등 충청지역 출신들이 크게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 정당의 후보가 확정된 결과, 충청에서의 대망론은 사라지고 다시금 ‘무망론’에 빠지고 말았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끝은 미약했다. 이제 이 허탈해진 충청권의 표심이 과연 어디로 가느냐가 이번 대선의 승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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