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자본 역외유출 막고, 중소기업, 가계 운영 도움 줄 것
그동안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충청 홀대론’이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만큼 이번에는 대선 후보자들에게 지방은행 설립을 공약에 포함해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각 선거 캠프는 충청 민심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방은행 설립안을 충청 공약에 넣기 위한 실무 검토 작업에 나섰다.
그새, 타 지역 지방은행인 전북은행이 어느새 자리를 잡았다.
전북은행은 2008년 11월 대전지점을 개설한 이후 현재 대전에 8개, 세종에 2개 지점을 보유해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점을 가지고 있다.
전북은행의 지난해 대전·세종지역 원화대출금은 총 1조3261억원으로 2013년 4985억원 대비 166.02% 증가했다. 특히 2015년 대출금 1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대출 증가율도 20.55%로 수도권(45.41%) 다음으로 높았다. 다른 지방은행들보다 한 발 먼저 지역기업들과 소상공인을 고객으로 유치에 나섰다. 충청권에 있는 향토인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공략에 나섰고, 호반건설이나 제일건설 등 전라도 지역 기업들을 이용해 영업을 확대했다. 또 다른 지방은행인 BNK부산은행도 2014년 대전영업부를 신설하고 영업 중이다.
지역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대전을 비롯해 충청지역에서는 지속적으로 지방은행 설립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만큼 이 지역을 잡고 있는 은행이 없다는 뜻”이라며 “전북은행이 과거 충청은행을 흡수합병한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사이에서 틈새시장을 파고든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이 필요한 이유는 타 시도에 비해 충청지역의 지역자본 역외유출이 심하고, 지역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조달 및 타 경제권보다 금융산업이 열악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전과 충청권은 지방은행의 부재로 타 시ㆍ도에 비해 중소기업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실정이다.
중소기업 대출비율(2014년)이 대전·충남(42.9%), 충북(48%)으로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소기업 의무대출비율을 높게 적용하는 지방은행이 없는 데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지방은행이 있는 타 지역은 중소기업대출 비율이 50~60%를 보이고 있다.
임성복 대전세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은행이 설립되면 지역밀착형 전략으로 지역중소기업과 가계 운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해 지역 내 금융수요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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