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ㆍ학생 검진 동의 꺼리는 분위기
“잠복결핵검진을 받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최근 3년간 전국고교의 절반에서 결핵환자가 발생하는 등 결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검진사업에 괴담이 돌면서 사업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고1 대상 잠복결핵 검진 사업’에 대한 의혹과 결핵약에 대한 부작용 등을 우려하는 글이 퍼지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검진 자체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교육부와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3년~2015년) 결핵환자 발생이 보고된 고등학교는 1093교(1166명)로 전국 2300여개 고등학교의 절반 수준인 48%에 달한다.
이에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수요조사에 이어 다음달부터 ‘결핵 안심국가사업’의 일환으로 고1 학생을 포함한 잠복결핵검진 사업을 추진한다.
문제는 이번 잠복결핵 검진에 대해 근거없는 불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포털사이트나 SNS에는 ‘학교에서 잠복결핵 검진 동의서를 받았는데 친구들은 어떤 글을 보고 안 한다고 한다. 동의해야 되느냐’,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이 궁금하다’, ‘잠복결핵검진을 받다가 죽을 수도 있다. 부작용이 있다’, ‘결핵약을 복용할 경우 키가 안 크고, 신장이나 간이 나빠질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인가’ 등의 내용이 도배를 이루고 있었다.
이처럼 온라인 SNS를 중심으로 부정확한 내용이 빠르게 재생산되면서 학생들의 참여율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고1 대상 검진은 전문 검진기관(대한결핵협회)의 학교방문 채혈을 통해 실시되며, 채혈시 의료진을 동반해 현장 관리를 강화하는 등 채혈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응급상황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 잠복결핵감염 양성으로 확인된 학생에 대해서는 동의하에 종전의 치료약보다 치료기간과 투약횟수가 짧고(주1회, 12주 복용) 약제 부작용이 낮은 리파펜틴을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는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결핵균에 감염된 상태인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학생들이 건강관리를 하는데 큰 차이가 있다”며 “지난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잠복결핵 치료가 약제내성을 일으킨다는 확립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복결핵검진과 치료 모두 본인 희망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검진은 일정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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