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스런 신고접수가 과태료 등 처리 대상 아니어서 판단 쉽지 않아
김영란법으로 알려진 청탁금지법 시행된지 6개월이 지난 가운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수사 또는 사법당국 처리가 진행된 위반사례는 57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신고 접수 대비 2.5%에 그쳐 실제 체감되는 처벌 수준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의 시행(2016년 9월 28일) 6개월을 맞아 2만3852개 공공기관의 운영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10일까지 접수된 청탁금지법 위반신고는 모두 2311건에 달한다. 위반유형별로는 부정청탁 135건, 금품등 수수 412건, 외부강의 등 기타 1764건 등이다.
신고유형을 보면, 금품 등 수수 신고(412건)는 공직자등의 자진신고(255건, 62%)가 제3자 신고(157건, 38%)보다 많았다.
현금 2000만원부터 양주·상품권·음료수까지 금액과 관계없이 반환 및 자진신고해 공직사회내 높은 자율준수 의지를 나타냈다.
부정청탁 신고 135건에서는 제3자 신고가 97건(71.9%), 공직자등의 자진신고가 38건(28.1%) 규모다.
외부강의등 위반행위(1764건)는 상한액 초과 사례금 수수가 14건(0.8%), 지연 또는 미신고가 1750건(99.2%)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신고사건 중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19건)했거나 법원에 과태료 부과대상 위반행위 통보(38건)를 한 사례는 모두 57건에 그쳤다.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를 보면, 사건 피의자가 조사가 끝난 후 담당수사관이 자리를 비운 사이 100만원을 수사관의 책상에 놓고 자리를 이탈해 과태료 300만원이 결정됐다.
공연관련업무 공직자 2인이 공연예정 공연기획사 대표로부터 각 5만원 상당의 식사 접대를 수수해 제공자에게 20만원, 법인에게 20만원, 수수 공직자 2인에게 각 10만원의 과태료가 집행되기도 했다.
일부 신고 접수는 자진신고 등의 자정활동을 통해 사법당국의 처리를 빗겨가기도 했지만 상당수 의심되는 사안에 대해 직접적인 증거를 찾기 어려워 실제 처벌까지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공직자는 “난파라치가 성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증거 현장 등을 포착한다는 게 쉽지 않아 청탁금지법은 자기규제 개념이 돼 버렸다”며 “결국 이를 감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보니 최근에는 일부 금액이 초과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생각도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번에 신고접수된 전체 건수에는 아직 조사중인 사건도 일부 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과태료 등 결과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다만, 공공기관에서는 자진신고 비율이 앞으로 더욱더 높아져 과태료 등 직접적인 처벌 대상이 근절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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