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정치’로 전환 국민 프랜들리 긍정적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염원에는 거리감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0일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공약했다.
이를 두고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기대감이 있는 충청권에선 반응이 엇갈렸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을 방문, 박원순 시장과의 만남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광화문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이 구상의 핵심은 청와대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을 옮기겠다는 것으로 문 후보의 제19대 대선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다.
이날 서울시청 방문으로 문 후보는 박 시장이 가진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과 연계’, 대통령 당선 시 광화문 시대를 통해 ‘관저 정치’와는 선을 긋고 ‘광장 정치’로 새로운 대한민국, 투명한 정부 만들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당을 통해 “청와대 이전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촛불의 상징이며, 정권 교체의 결과가 광장의 국민의 성과”이라며 “광장에서 분출된 새로운 사회에 대한 국민적 열망과 함께 하겠다”는 ‘광화문 시대’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근접 경호를 최소화해 국민과 편안하게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충청권에선 반응이 엇갈렸다.
먼저 문 후보가 과거 대통령이 청와대에 틀어박혀 국민과 불통의 시대를 끝내고 민주주의 상징인 광화문으로 청와대를 옮기기로 한 것은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 ‘민주적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긍정적인 반응이 감지된다.
또 과거 대통령이 국민 위에 있는 권위주의적 통치에서 벗어나면서 차기정부 운영 또한 ‘국민참여형’, ‘투명성 강화’쪽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충청지역에선 아쉬움이 크다.
현재 세종시에는 정부부처의 3분의 2가 옮겨 왔지만, 국회와 청와대가 서울에 있는 관계로 세종청사 공무원의 잦은 출장으로 국정비효율이 심화되고 있다.
때문에 이날 문 후보의 ‘광화문 구상’은 이같은 국정난맥을 바로잡고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으로 국토균형발전을 기대하는 충청권의 염원에는 다소 거리감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문 후보가 세종시 발전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세종시에 미래부, 행자부 이전과 국회 분원 및 청와대 집무실 설치를 통해 행정수도의 꿈을 키워가겠다”고 수차례 강조해 왔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개헌에서 ‘행정수도=세종시’로 명시해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옮기겠다고 약속한 것과는 다소 온도 차가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문 후보는 행정수도 개헌에 대해선 지난달 22일 대전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비전 기자회견에서 “(13년전)헌법재판소의 결정(관습법상 수도는 서울) 때문에 우리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하려면 개헌이 필요하다”며 “행정수도를 확정적으로 공약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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