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결과에 따라 임명 회장 거취까지 변수, 어수선한 분위기
5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전을 비롯해 전국에 산재한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가 잔뜩 움츠리고 있다.
경마장 이전ㆍ폐쇄 등의 여론을 겨냥해 진행해오던 지역사회와의 각종 대외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각종 선거 때마다 논란의 중심이 선 대전 월평동 화상경마장은 얼어붙을 정도다.
월평동 화상경마장을 운영하는 한국마사회의 남부권역본부(본부장 안계명) 겸 대전공감문화센터는 올 들어 대외적으로 공개한 공식 활동이 자취를 감췄다. 총선이 있었던 지난해와 대조적이다.
대전은 물론 부산과 대구, 광주, 창원까지 관할하는 남부권역본부는 지난해 각종 사회공헌활동과 문화강좌, 내부업무 등을 적극적으로 외부에 알리며 소통을 강조해왔다. 화상경마장 좌석 확대를 위해 당위성 설파와 고객들을 상대로 좌석수 확대 서명운동까지 펼치는 공세적으로 나서기까지 했었다.
▲ 월평동 화상경마장을 찾은 사람들 |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는 180도 달라질 정도로 엎드려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의 측근인 박범계(대전 서구을) 국회의원은 오랫동안 화상경마장 도심 외곽이전을 주장해왔고, 문 후보는 지난달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렸던 경선에서 관련 시위를 접하기도 했다.
심 후보도 지난 6일 대전을 찾아 월평동 화상경마장 폐쇄 등을 공약한 바 있다.
앞서, 대전시민이 주축이된 ‘도박없이살고싶당’이라는 가상프로젝트 정당까지 등장해 모든 대선 후보와 정당에 마권장외발매소의 외곽 이전과 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정농단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임명된 ‘이양호 마사회장’(차관급)의 거취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도 이유다.
이 회장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알박기’ 인사 논란 속에서 처음 임명한 인물이다. 현명관 전 회장은 정유라 씨의 독일 승마훈련과 관련해 삼성과 최순실 씨를 연결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대구 영남고와 영남대를 졸업했다는 점에서 자칫 차기정권의 타깃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전센터 관계자는 “(반대여론 등으로) 내부가 어수선하다 보니 당분간 대외활동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며 “모든 건 대선 이후에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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