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스트레스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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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칼럼]스트레스 줄이기

술병 대신 마음을 비우세요

  • 승인 2017-04-10 13:34
  • 신문게재 2017-04-11 11면
  • 박전규 기자박전규 기자
▲ 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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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직장인 김씨가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로 아침 일찍 외래를 방문하였다. 무슨 일로 왔는지 물어보니 자식문제로 아내와 다투고 술을 먹었더니 속이 쓰리다는 것이다. 분명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술을 끊겠다고 약속을 해놓고 왜 또 과음을 했냐고 물어보니 자식 놈 때문에 스트레스를 해소할 길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마셨단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의 각종 증상은 스트레스와 연관되어 있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 돈에 대한 스트레스, 취직, 부부관계, 자녀 문제 등 주위를 둘러봐도 모든 것이 스트레스와 연관된 것들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19세 이상 성인의 평소 스트레스 정도를 조사한 결과 많이 느끼는 편 34.7%, 매우 많이 느끼는 편 3.2%로 나왔으며 스트레스를 조금 느끼는 편이라고 응답한 성인은 56.2%였다. 전체 응답자 90% 이상이 평소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학생들도 예외가 아니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년 청소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청소년들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3~24세 청소년 61.4%가 ‘전반적인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했는데 이러한 경향은 나이가 많을수록,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높게 나타났다. ‘전반적인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는 20~24세가 65.1%로 13~19세 58.7%보다 많았다. 여자의 경우 66.2%로 남자 56.4%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를 잘 대처할까? 스트레스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첫 번째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누구든지 마음속 걱정거리를 남에게 털어놓은 후 마음이 편안해지고 문제가 해결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고민을 남과 나누는 것을 주저하고 혼자 해결하려고 하고 마음속 응어리를 혼자 삭이는 행위가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이는 더 진행되어 치명적인 질병과 자살로 이어지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은 갑자기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어릴 때부터 ‘어떤 고통이든 혼자 견디고 이겨내라’고 교육받아 과도한 책임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생겨날 수 있다. 두 번째는 감정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 암 환자들이 스트레스 대처법을 배우고 감정적 지원을 받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살고 재발률은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 또 하나의 중요한 해소법은 명상이다. 명상은 뇌혈류를 증가시키며 불면증 개선과 혈압 강하 등의 의학적 효과가 있어 최근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

제일 나쁜 스트레스 해소법이 술과 담배 등 자신의 몸을 망가뜨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하루 아침에 스트레스를 이겨나가는 법을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긍정적인 마음과 함께 음악, 미술 또는 체육 활동 등을 통해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 성인이 되어서도 어려운 상황을 잘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행복이란 돈이 쌓이고 지위가 높아지는 따위의 외면적인 것에 있는 게 아니라 평범한 일에도 긍정적이고 만족할 줄 아는 열린 마음과 남에게 베푸는 행동 속에 있다.

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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