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미 경제과학부 기자 |
하루가 다르게 물가는 요동친다. 과연 서민들을 고려한 가격인상일까 싶을만큼 잔혹하고 재빠르다. “월급 빼고 다 올랐어”라는 우스갯소리는 더는 장난 섞인 푸념이 아니라 씁쓸함을 남긴다.
올해는 유독 생선부터 채소, 가공품까지 가격 인상 폭이 크다. 고등어와 갈치, 오징어는 어획량이 최대 80%까지 감소했다. 어느새 좌판에서 국내산 생선은 자취를 감췄고 노르웨이, 과테말라 등 수입 생선으로 대체되고 있다. 참외는 재배면적이 줄어 4개에 만원 수준, 채소는 작황철인 주요 작물은 가격이 오히려 내려갔고, 저장채소인 양파는 반대로 치솟았다. 소고기는 미국 수입산이 50% 점유율을 넘어서며 국내 한우농가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나물 파는 할머니부터 정육점 주인까지 그들의 그늘진 얼굴에는 사실 이유가 있었다. 식탁물가가 아무리 요동쳐도 상인들이 얻는 수익은 별반 다르지 않다. 또 산지 농가나 어촌도 가격상승의 최대 수혜자는 아니다. 오히려 경쟁력이 약한 전통시장은 물가상승의 패배자다. 대형마트나 슈퍼보다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보니 비싸면 찾아오지 않고 저렴하면 수입산 아니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정치권에서 날마다 적폐청산을 외치고는 있지만, 실제로 적폐가 쌓인 곳은 바로 유통시장의 중간 마진 구조다. 작년 겨울 계란 파동 때도 사재기와 담합구조가 여실히 드러나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했었다.
“중간 마진을 적당히만 가져가도 살만 할 텐데….”
상인들의 근심 섞인 이 한마디는 결국 새 정권을 향한 메시지다.
4월의 식탁은 쌉싸름했다. 5월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면 달콤한 봄의 맛을 느낄 수 있을까. 이해미 경제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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