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 가구 빚 때문에 소비 줄여
가계가 빚 때문에 소비를 줄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6일 국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에 보고한 ‘가계부채 상황 점검’ 자료를 통해 가계금융복지조사, 국내외 연구결과 등을 분석한 결과 이미 소비를 제약하는 수준까지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원리금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가구가 전체 70%에 달하고 이 중 75%는 실제로 소비지출 및 저축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52.5%)의 가구가 빚 때문에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9%(2015년 자금순환통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29.2%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91.0%로 OECD 평균 70.4%를 상회한다.
특히 본인 소유 주택, 예금 등을 모두 처분해도 빚을 다갚지 못하는 ‘고위험가구’ 부채 규모가 6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고위험가구 부채 규모는 62조원으로 전년말 46조4000억원보다 15조6000억원 불어났다.
고위험가구는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가 넘고, 부채/자산평가액비율(DTA) 100% 초과하는 가구다. 소득과 자산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셈이다.
또한 금융기관 2곳 이상에 대출한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신용등급 7~10등급 )또는 저소득(하위 30%)인 ‘취약차주’가 보유한 대출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78조6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말 73조5000억원보다 5조1000억원 증가했다.
향후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취약계층은 이자부담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취약차주는 신용대출 비중이 39.3%로 전체 평균(21.9%)을 높았고, 일반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비은행대출 비중도 67.6%나 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대출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적지만 취약계층의 채무상환 부담은 늘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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