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KBO 리그가 개막하며 본격적인 야구시즌에 돌입했다. 대전을 연고로 한 한화 이글스는 10년 만의 가을 야구 진출을 위한 첫 항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좋지 않은 일이 곪아 터졌다. 김성근 감독과 박종훈 단장이 1, 2군 선수 운용 방안을 두고 충돌했다. 두산과의 개막 3연전에서 좌완투수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느낀 김 감독이 서너 명의 2군 선수를 불러 보겠다고 구단에 요청했다. 하지만, 구단은 불가 입장을 표했다. 2년간 김 감독의 선수 운영 방식이 잘못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구단이 정말 이기고 싶어 하는지 묻고 싶다. 현장에선 어떻게든 선수 하나를 만들려고 밤늦게까지 애쓰고 있다”며 현실을 보라고 분노했다. 박 단장은 “훈련을 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면 단 한 명의 선수도 안 된다. 지난 시즌 후 감독님이 받아들인 부분. 예외를 둔다면 지난 시즌과 다를 게 없다”며 항변했다.
결국은 감독과 프런트 간 ‘선수싸움’으로 외부에 알려지며 팬들에게 실망감을 주고 있다. 시작부터 팀이 와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 감독과 구단은 엇갈린 의견과 주장 속에서 소통 없이 대립각만 세우고 있다.
어쩌면 지금이 골든타임일지도 모른다. 서로 간에 신뢰를 갖는 게 중요하다. 구단은 김 감독의 야구철학을 좀 더 신뢰하고, 지난 2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김 감독 역시 구단을 신뢰를 보여야 한다. 2군 코치진들을 좀 더 신뢰하고 프런트의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 선수들에 대한 믿음도 중요하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서로 간에 신뢰가 바탕이 된다면 그 결과는 좋을 수밖에 없다.
“우리 목표는 하나다. 이글스 팬들과 함께 가을 야구에 나서는 것”이라는 박 단장의 말처럼 함께 힘을 쏟길 바란다. 갈 길이 멀다. 이제 막 출발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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