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원거리 훈련에 수업 미실시…교육부 최저학력제 역행
대전 지역 한 사립고가 훈련장 등 인프라가 전무한 상태에서 야구부 창단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교는 차로 20~30분 가량 떨어진 곳에서 훈련을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원거리 훈련으로 인한 수업 결손이 불가피해 최저학력제 의무화 등 정부정책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4일 대전교육청과 A고등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해 9월 시교육청의 체육특기학교 지정 불가 통보에도 선수를 영입하는 등 창단을 강행, 오는 12일 공식 창단식을 개최키로 결정했다.
야구부 창단을 공식화 한 A고는 지난달 28일 서류를 보완해 특기학교 지정을 다시 요청했지만, 시교육청은 특기학교 지정은 여전히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이유는 훈련장 등 인프라가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통상 야구부가 창단되기 위해서는 규격에 맞는 야구장과 실내연습장, 배팅연습장 등을 갖춰야 하지만, A고가 훈련장으로 확보한 갑천과 계룡대 야구장은 규격에도 맞지 않고, 부수적인 시설도 전무하다.
훈련장으로 확보한 갑천야구장과 계룡대야구장은 왕복하는데만 1시간이 소요돼 제대로된 훈련을 하려면 오후 수업 결손이 불가피하다.
근거리지만 매일 버스로 이동해야 해 선수들의 안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A고는 수업과 관련해서는 출석인정 조퇴 등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훈련장 또한 갑천과 계룡대야구장 모두 2개 면을 확보해 오히려 훈련하기 쾌적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A고 관계자는 “대전은 5개 구에서 운영하는 리틀야구단 150여 명의 선수들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각각 2개의 야구부가 운영되고 있다”며 “그러나 고등학교 야구는 1개 밖에 없어 지역 인재들이 타지역으로 유출됨에 따라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야구부를 창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단을 20~25명으로 운영해 학부모 부담 경비도 최소화 할 것”이라며 “대한야구협회에서도 승인을 한 상태로 특기학교 지정에 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인프라가 갖춰지고 지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오는 대전고에서도 매년 프로에 가는 학생은 1~2명에 불과하다”며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 학생들이 잘 될 가능성은 더욱 낮은데, 이 학생들의 미래는 누가 책임 지느냐, 법과 원칙에 따라 특기학교 지정을 불허 한 것”이라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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