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환 대전 유성구평생학습원장은 올해로 공직생활 30년째에 접어들었다. 많은 부서를 거쳤지만 그중에서도 평생학습 분야에 잔뼈가 굵다. 유성구에 평생학습 업무가 생길 때부터 시작해 평생학습센터 초대 소장을 역임했다. 올해 1월 1일 평생학습원장으로 부임해 구민의 평생학습 발전에 힘 쏟고 있는 김 원장을 지난달 31일 만났다.
-사람도서관을 시작한 계기와 반응은.
▲아프리카에 ‘노인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속담이 있다. 오랜 인생 역경을 통해 터득한 경험과 지혜가 그만큼 소중하다는 비유일 것이다. 노인이 아니더라도 사람의 인생 경험은 고귀한 사회적 자산이다. 우리 구에는 대덕연구단지와 충남대, 카이스트 등 고학력 전문직 인력이 많다. 이곳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분들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등을 이웃과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책으로 참여하는 ‘사람책’은 지식과 경험, 재능을 나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것 같고, 독자의 경우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보며 효과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매우 높다.
-사람도서관의 가장 큰 효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가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람책의 경우는 직접 만나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하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효과적이다. 사람책의 다양한 경험과 삶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자에게 끼치는 영향이 크다.
-인상깊은 ‘사람책’이 있다면.
▲지난달 등록한 한진희 사람책이 기억에 남는다. 평범한 주부지만 뒤늦게 낳은 아이를 초등학교 졸업 후 홈스쿨로 교육했다. 자녀는 외국 대학을 졸업했다. 한씨는 엄마표 영어를 실천하면서 그동안 얻은 노하우나 블로그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데 이웃과 직접 만나 공유하고 싶다며 도서관을 찾아와 사람책 등록을 희망한 분이다. 주민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첫 만남에선 경기도 파주에서 신청해 찾아오는 분도 있었다. 정해진 시간은 1시간인데 3시간을 넘긴 적도 있었다.
-어려운 점은 없나.
▲사람책으로 활동하길 바라는 분이 많지만 모두 등록할 순 없다. 상업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도 있어 검증이 필요하다. 학습원에선 사전 인터뷰를 통해 나름의 기준에서 사람책으로 활동하는 데 적합한지를 판단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 그래도 꼭 필요한 과정인 만큼 더 꼼꼼하게 챙기고 있는 부분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시행한 지 얼마 안 돼 사람책이 많지 않다. 계속해 발굴할 예정이다. 많은 분들이 사람책과 만날 수 있도록 앞으로 홍보 분야도 더 강화할 예정이다. 그동안에는 장소를 도서관으로 한정했는데 앞으로는 평생학습센터나 동주민센터로, 학교로 찾아가는 사람도서관을 계획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