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진 경제과학부 차장 |
통상 남의 의견을 무시하고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는 사람을 이렇게 부른다. 좋게 말하면 남과 잘 협조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기업경영에서도 독불장군이 많다. 흔히 ‘맨땅에 헤딩’할 정도의 어려움을 딛고 자수성가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성향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을 이루다 보니 타인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전의 중견급 이상 건설회사 상당수도 ‘자수성가’를 통해 현재의 규모를 갖춘 회사들이다. 맨주먹으로 시작해 차근차근 사세를 확장하면서 이뤄낸 결과다.
일부를 빼면 중견급 대다수는 가업을 물려받은 게 아니라 스스로 일어섰다. 또한, 스스로 권력을 만들어냈다. 그러다 보니 사내에는 최고경영자를 견제할 장치나 힘이 마땅치 않다.
말 그대로, ‘나를 따르라’식이다. 주택사업을 주로 하는 모 건설사가 대표적이다. 오너(Owner)가 소소한 것까지 모든 걸 결정한다. 회사는 평사원에서부터 임원까지 각자가 배정된 부서에서 맡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안에 따라 부서장이나 임원에게 결정권을 위임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회사 오너는 사사건건 관여한다. 모든 걸 결정하기보다는 ‘지배한다’가 더 어울리는 표현이다. 임직원 개개인들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는 사풍((社風)이다.
덩치는 커졌지만, 몸을 튼튼하게 지탱해줄 ‘시스템’이 없는 구조다. 시스템이 없으면 줄 서기와 눈치 보기가 생길 수밖에 없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도 불가능하다. 결국, 인재는 떠나고 회사에 대한 충성심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이 회사에 토박이가 아니라 외부인이 주요 업무에 포진해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무신불입(無信不立)이 필요하다. 믿음이 없으면 바로 설 수 없다. 독불장군식 경영은 직원들에게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내려놓을 시점이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소통이 필요한 시점일 수 있다. 믿음을 주면 직원들은 열정과 자발성으로 보답하게 된다. 믿음 하나가 경쟁력과 성과로 나타나 제2의 도약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너의 ‘결단’을 기대해본다.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이젠 ‘같이 가자’가 더 중요한 시대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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