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독불장군

  • 오피니언
  • 편집국에서

[편집국에서]독불장군

  • 승인 2017-04-03 13:49
  • 신문게재 2017-04-04 3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 윤희진 경제과학부 차장
▲ 윤희진 경제과학부 차장
‘독불장군’(獨不將軍), 혼자서는 장군은 못한다는 뜻이다.

통상 남의 의견을 무시하고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는 사람을 이렇게 부른다. 좋게 말하면 남과 잘 협조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기업경영에서도 독불장군이 많다. 흔히 ‘맨땅에 헤딩’할 정도의 어려움을 딛고 자수성가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성향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을 이루다 보니 타인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전의 중견급 이상 건설회사 상당수도 ‘자수성가’를 통해 현재의 규모를 갖춘 회사들이다. 맨주먹으로 시작해 차근차근 사세를 확장하면서 이뤄낸 결과다.

일부를 빼면 중견급 대다수는 가업을 물려받은 게 아니라 스스로 일어섰다. 또한, 스스로 권력을 만들어냈다. 그러다 보니 사내에는 최고경영자를 견제할 장치나 힘이 마땅치 않다.

말 그대로, ‘나를 따르라’식이다. 주택사업을 주로 하는 모 건설사가 대표적이다. 오너(Owner)가 소소한 것까지 모든 걸 결정한다. 회사는 평사원에서부터 임원까지 각자가 배정된 부서에서 맡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안에 따라 부서장이나 임원에게 결정권을 위임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회사 오너는 사사건건 관여한다. 모든 걸 결정하기보다는 ‘지배한다’가 더 어울리는 표현이다. 임직원 개개인들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는 사풍((社風)이다.

덩치는 커졌지만, 몸을 튼튼하게 지탱해줄 ‘시스템’이 없는 구조다. 시스템이 없으면 줄 서기와 눈치 보기가 생길 수밖에 없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도 불가능하다. 결국, 인재는 떠나고 회사에 대한 충성심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이 회사에 토박이가 아니라 외부인이 주요 업무에 포진해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무신불입(無信不立)이 필요하다. 믿음이 없으면 바로 설 수 없다. 독불장군식 경영은 직원들에게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내려놓을 시점이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소통이 필요한 시점일 수 있다. 믿음을 주면 직원들은 열정과 자발성으로 보답하게 된다. 믿음 하나가 경쟁력과 성과로 나타나 제2의 도약을 위한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너의 ‘결단’을 기대해본다.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이젠 ‘같이 가자’가 더 중요한 시대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1.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2.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3.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4.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