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진작 위한 정부 정책 필요, 공공임대주택 보급도 중요
자영업자의 부채상황 취약성이 빠르게 악화돼 현황 파악과 지원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최근 산업은행이 발표한 ‘가계 특성별 재무건전성 추이’에 따르면 소득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소득 1분위, 청년층 및 고령층, 자영업자 계층의 가계부채 상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소득 1분위는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모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3~2015년간 근로소득은 연평균 -3.2%, 사업소득은 -5.2%, 재산소득은 -3.8% 감소했다. 이와 달리 소득 2분위 이상 계층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부진을 재산소득으로 보완하는 양상이다. 최근 소득감소가 지속되면서 한계가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금리 상승시 한계가구의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돼 경제 전반의 가계부실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한계가구수는 2012년 132만5000가구에서 2016년 181만5000가구로 늘었다.
소득 1분위와 청년층 및 고령층의 가계부채 상환능력은 아직 양호한 것으로 판된되나 30~40대와 자영업자의 부채상황 취약성은 갈수로 악화되고 있다. 30~40대의 경우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이 증가해 금융부채/금융자산 및 원리금상환액/가처분소득 비율이 전 연령 계층 중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30~40세 미만 대출 중 거주주택 마련 목적 비중이 2014년 56.1%에서 2016년 61.4%로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경우 기보유한 금융자산을 동원할 경우 가계부채 상환은 가능하나, 원리금상환액/가처분소득 비율이 42.4%(2016년)까지 증가하고 있어 부채상환을 위한 유동현금의 흐름이 급격히 취약해지는 양상이다.
한계가구에 진입하였거나 진입 가능성이 큰 자영업자 대출에 대해서는 집중 점검을 통해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 2016년 9월말(금감원)로 파악된 자영업자 부채 규모는 650조원으로 전체 가계신용 약 1296조원(한국은행 2016년 9월말 기준)의 절반수준이며,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워진 자영업자들이 제2금융권 대출로 이동하는 상황이다. 소득 1분위 자영업자의 제2금융권 대출금 비중은 2012년 18%에서 2016년 45.0%로 크게 늘었다. 자영업자에 대한 마이크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기관별 부채분포 및 실제 소득에 기반한 원리금 상환부담을 파악해 향후 부실화 가능 규모를 추정하는 등 보다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최근 도입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가계대출 규제 강화는 오히려 자영업자의 한계가구 진입을 더욱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계 부실 현황을 기반으로 도입 규모 및 시기를 판단해야 한다. 자영업자 부실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보다 민간소비 부진에 있어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집중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과열억제 및 주거비 부담 완화 정책도 중요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과열 억제 정책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율이 다소 둔화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부채상환 여력이 취약한 30~40대 계층의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공공임대주택 보급 등의 정책노력을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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