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대표 학생 4명, 교직원 1명 싱가포르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생 기숙사비가 일부 학생과 교직원의 외유성 해외연수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KAIST 학부 총학생회에 따르면, 최근 기숙사비를 관리하는 학부 생활관자치회(자치회)에 대한 직무감찰을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 1월 자치회 전ㆍ현직 임원 학생 4명과 교직원 1명이 싱가포르로 ‘기숙사 탐방’ 관련 연수를 다녀왔고 각 여행 경비 220만원을 생활관비에서 지원받은 것이 확인됐다.
총학생회는 이 연수에 대해 “4박 6일간 연수 중 8시간만 탐방이 진행됐으며, 나머지는 시내 관광 등 외유성 프로그램이 다수였다”고 주장했다.
생활관비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납부하는 돈으로 청소용역 계약이나 생활관 유지보수 등에 사용된다.
학생당 월 6만5000원에서 30만원 범위에서 납부하고 있으며, 2005년부터 약 4만원이 인상되기도 했다.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생활관비가 일반회계나 기성회계에 포함되지 않는 독립적인 기금으로 분류돼 회계 결산과 보고가 내부결제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에 있다.
총학생회는 “자치회에는 연간 7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사용 내역을 학우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학우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 자치회 임원들에게는 해외연수ㆍ포상금ㆍ수련회ㆍ간담회 등 복리가 제공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자치회 임원은 생활관 조교 수당을 받는다.
올해 임원과 동장 수당이 2년 사이 2배 올라 각각 25만원, 20만원으로 책정될 계획인 것도 확인됐다.
자치회 임원진은 사과문을 통해 “전년도 회장으로부터 자치회 운영 예산은 기성회계에 속한다고 들었다”며 “학생들이 낸 생활관비인 줄 몰랐고 재원에 대해 의심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현재 자치회 회원 전원은 총학생회로부터 사퇴 권고를 받은 상황이다.
총학생회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용된 생활관비 사용 내역 등을 조사하고자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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