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침통 속 “불구속 수사 기대”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위해 법원으로 출석하자 구 야권은 박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사법부에 엄정한 법 집행을 촉구했다.
민주당 고용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국민 앞에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지지자들에게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며 “구속을 막으려고 과격시위를 선동한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범죄 혐의를 시인하고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하는 것이 국격을 실추시킨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라며 “법원은 부디 공정한 판단을 내려 법치주의가 살아있음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도 논평에서 “역사상 첫 전직 대통령의 영장심사를 바라보는 국민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무망한 시도는 그만하고 국가기강을 무너뜨린 잘못을 인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사법부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영장심사가 진행된다면 당연히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이라며 “검찰과 법원이 법의 공정성을 국민 앞에 증명해달라”고 말했다.
늘푸른한국당 대선 후보인 이재오 공동대표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전시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권력 중심시대에 마침표를 찍는 날”이라며 “무소불위 제왕적 권력을 누리는 대통령이 정치를 잘못하면 나라 발전에 해가 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한 시대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헌법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하필 국민의당 대구·경북(TK)·강원 경선일에 TK에서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던 박 전 대통령이 법원에 들어가는 모습을 TV로 시청했다”며 “영장심사에서 변명도 부인도 말고 용서를 바라는 겸손한 모습이었으면 하며 사법부의 판단을 따르는 모습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와대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 박 전 대통령의 법원출석을 묵묵히 지켜봤다.
청와대는 이날 한광옥 비서실장 주재로 애초 예정에 없었던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고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눴다.
참모진들은 박 전 대통령이 긴장된 표정으로 집을 나선 뒤 법원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씁쓸하게 지켜보면서 “박 전 대통령이 증거인멸 정황이 없는 데 불구속 수사를 기대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31일 새벽께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부 참모들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청와대 안에서 대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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