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삼은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위기이자 기회다.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이 산업구조 재편으로 이뤄질 경우 지역불균형 문제는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ICT 기반이 수도권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규제 없이 민간이 자유롭게 선도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다. 이때문에 설익은 4차 산업혁명 공약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인 규제프리존 법안 통과가 우선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은 산업 진출을 어렵게 하는 규제를 없애자는 것이 취지다. 전국적으로 규제를 완화하지 않고 지역 맞춤형으로 규제를 푸는 것이다.
2015년 12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별로 2개씩(세종시는 1개) 총 27개의 지역전략산업을 선정했으며, 이들 산업에 대한 예외적인 인허가 특례를 담고 있다. 67개 법률의 78건의 규제에 대한 특례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은 규제프리존이 재벌 특혜를 위한 것이라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재벌 특혜 논란과 함께 역대 정부의 지역발전정책이 지적받고 있는 ‘나눠먹기식 정책’이라는 지적도 규제프리존 법안이 풀어야 할 과제다.
부산·대구·세종은 사물인터넷을, 충남·광주·대구·울산·제주는 자동차 분야가 중복됐다. 가령, 울산은 부생수소를 이용한 친환경자동차 육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현대기아차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광주에 있다. 신재생에너지도 전남·광주·세종 지역에서 겹친다.
정부 관계자는 “다음 정부가 들어서면 현재 규제프리존 법안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손질할 것”이라며 “지역산업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를 철폐한다는 근본 취지를 살려 지역 발전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규제프리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발전위원회의 위상 확립도 지역균형발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선결과제다. 참여정부 시절 국가균형발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지역발전위원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침을 겪었다.
이명박(MB) 정부 시절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이 장기간 공석이었으며, 당시 위원장 인선도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에 대한 경험과 소신, 전문성보다는 정치적 이해에 따른 것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조직의 수장이 지역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인물로 인선되다보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직의 존치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것이다. 서울=김재수기자 kjs0328@/ 전국 대표 지역신문 7개사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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