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법인 있는 유통시설 갤러리아 타임월드, 백화점 세이 두 곳뿐
지역자금 유출의 경로… 지역경제에 도움 안돼 소비자에 ‘신뢰’ 못 받아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 현지법인 설립 의결, 현대백화점도 조율 중
대전과 충청에는 주요 백화점과 대형유통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추진중인 용산동 현대백화점 아울렛과 신세계 사이언스 콤플렉스까지 지역에 상륙한다면 중부권 최대의 유통시설을 갖춘 도시로 거듭날 예정이다. 새롭게 입점되는 유통시설은 지역에 뿌리를 내린다는 의미를 되새기며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함은 선행 과제로 꼽힌다.
▲씁쓸한 반쪽 상생=지역 경제가 살아나려면 반드시 ‘상생’이 기반돼야 한다. 하지만 대전 지역의 유통시설은 사실상 ‘반쪽 상생’에 그치고 있다. 대전에서 수익을 얻고는 있지만 결국은 타 시도 본사로 모든 수익이 옮겨가야 하는 구조다. 현지 법인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에 터전을 잡았지만, 지역경제에는 영향력도 도움도 되지 않는 ‘빈수레’인 것이다. 최근 지역 기업의 사회공헌이 야박해졌다는 시선이 생겨나는 것도 상생의 문은 닫고 영업에만 올인하는 행태에서 비롯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자금 유출 경로가 유통시설이라는 사실에 분개하며 대형유통시설 입점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매우 높다.
유통시설의 현지 법인화는 지역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사안이다.
부산 지역에서는 매년 6조 원의 자금이 역외유출되고 있는데, 현지법인화가 이뤄지면 약 2조 원이 넘는 직접적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대전의 경우 갤러리아 타임월드와 백화점 세이를 제외하고는 현지법인을 둔 유통시설은 없다. 만약 현지 법인화가 이뤄진다면 지역경제가 선순환 되는 가장 이상적인 상생발전의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
둔산동에 거주하는 시민은 “대전에서 대전시민을 통해 돈을 벌지만, 결국 우리 지역과는 상생하지 않는 별개의 기업이라는 점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사이언스 콤플렉스를 조성하는 신세계는 2016년 현지법인 설립안을 의결했다. 지역자본 유출과 유통 대기이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한 번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최근 재추진 되고 있는 현대백화점 용산동 아웃렛은 대전시와 현지 법인화에 대한 논의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물론 경제계가 유통시설의 현지 법인화를 요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지역과 상생하며 호흡하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기업 구조가 아닌 피부로 와 닿는 지역경제 살리기가 필요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제안이다.
수도권에만 밀집된 경제구조로는 더이상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없다. 인재와 자금유출, 불황 등 악재만 되풀이 되는 지역사회에 새로운 원동력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최근 청주, 천안, 계룡, 세종 지역으로 대형 유통시설이 속속 입점하고 있다. 대전지역 소비자의 유출을 막으려면 신뢰를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영업전략은 필수다. 경제계에서 경기불황에 맞서는 것은 지역민의 ‘신뢰’라고 단언한다. 지역 유통시설의 현지 법인화는 지역민과 신뢰를 쌓는 첫 단추가 될지도 모른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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