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 “시간 갖고 상황지켜 볼 것”
대전학생인권조례안 심의가 두 번이나 유보된 가운데, 설동호 교육감의 모호한 행보가 교육계의 갈등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설 교육감은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당시 전교조 대전지부의 정책 질의 중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의견수렴 후 추진’이라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설 교육감은 최근 시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통해 “학교의 인권문화 개선방향은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규율하기 보다는 학교구성원의 자율적 합의에 맡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학생인권증진에 관한 행정계획 수립 등 절차와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갖는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항을 교육감에게 조례로 의무화하는 것은 지방자치법에 위반돼 허용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외에도 최근 3년간 교권 침해가 700건이 접수됐고, 폭행이나 교사에 대한 성희롱 건수도 늘고 있는 상황에서 준비없이 시행되는 학생인권조례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처럼 설 교육감이 입장을 바꾸면서 교육계에 또 다른 갈등이 조장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박병철 교육위원장은 “이번에 유보결정을 내린 것은 동료 의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 였다”며 “조례안을 다시 상정하는 것도 동료의원들과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또 “대선이 끝나고 나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설 교육감도 여러가지 생각 속에서 사회적인 요구에 따라 입장을 결정했을 것이다. 조례가 만들어져도 교육청에서 실천을 하지 않으면 퇴색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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