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양성평등을 위해서는 가치관이 확립된 사회의 규범적, 행위적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8일 대전 중도일보 스튜디오에서 열린 ‘신천식의 이슈토론’에서는 여성이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양성평등에 대한 토론이 펼쳐졌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발표한 ‘세계 성격차보고서 2016’에 따르면 한국의 성격차지수는 0.649로 조사대상 144개국 중 116위로 남성과 여성을 바라보는 격차는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에 토론자들은 양성평등 현주소를 짚어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내놨다.
정갑생 변호사는 “행복을 지향점으로 두고 여성들이 가장 많이 불평등을 느끼는 게 바로 가정생활”이라며 “기본적으로 가사에 대해서는 크게 달라졌나, 과연 우리가 변화했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런 점에서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경청해주는 것만으로도 평등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정선주 건축사는 “70년대 건축은 남성직업의 전유물과도 같았지만, 이제는 대학 건축과만 봐도 성비가 반반”이라며 “태어날 때부터 남녀 신체조건은 달리 태어났지만 다른 부분을 인정하고 사회에서 차별적인 부분보다는 보완적인 역할을 해나간다면 바람직한 양성평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름이 아님을 인정한다면,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이루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고덕희 문지초 교장은 “젊은 여성 교장이다 보니 외부인들이 교장실을 찾을때면 교장선생님 어디계시냐고 묻곤한다”며“많이 변화했지만 여성교장은 여전히 많지 않고, 일반적으로 교장에 대해 설명할때도 ‘여자교장’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붙는다”고 말했다.
이른바 ‘독박육아’에 대한 인식과 접근방법도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성경제 활동지수 2017’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경제 활동지수는 37.3으로 33개국 중 32위에 머물고 있으며, 한국 남녀 간 임금격차는 36%로 조사대상 국가 평균의 두 배에 이른다.
남녀 성별 임금격차는 출산휴가·육아휴직에 따른 경력단절이라는 노동 현실에서 기인하는 바가 큰 만큼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는 게 이들의 한목소리다.
정 변호사는 “여성들은 육아, 살림 등에 많은 부분을 소진하고 있다”며“출발점을 똑같이 보는 것은 차별이다. 적어도 30%는 보충시켜줘야 출발에 있어 평등한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장도 “기본적으로 ‘배우자 경청’이라는 말이 있다. 이것만으로도 남성으로서 가사노동의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가사 노동의 어려움에 대해 들어주고 다독여 준다면 평등지수가 올라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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