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를 제외하고, 전국적으로는 산발적인 도시 디자인 접목
국토부, 국토환경디자인 사업 예산 마련 난항
건설사업이 단순히 거주의 목적만을 해소하는 게 아닌, 조화와 아름다움을 겸비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한 경관법이 올해로 제정 10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10년간 정부가 주도해온 도시 경관의 변화는 행복도시를 제외한다면 아직도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도시의 특성에 맞는 경관사업 예산 마련을 통해 국토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5월 17일이 경관법을 제정한 지 만 10년이 되는 날로 이날 국토경관헌장 선포식을 갖는다.
국가 건설 역사를 보더라도 과거에는 효율성과 경제성을 중시한 공급위주의 대규모 개발로 단기간에 주택난을 해소하거나 도시를 개발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획일화된 도시경관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토정책의 패러다임이 대규모 개발보다 보존, 재생, 활용 등의 관리ㆍ개선 정책으로 변화해 국토경관 관리의 필요성이 증가되는 추세다.
국토부는 2009년 경관법 제정 이후 제도개선과 병행해 실질적인 경관 디자인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국토환경디자인 지원사업을 펼쳐오기도 했다.
경북 영주의 ‘새롭게 열리는 역사의 통로 사업(2009년)’을 비롯해 충남 홍성의 ‘역사도시 홍성 도심 활성화 계획(2011년)’, 충남 공주의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마을 송산마을 만들기(2014년)’등 42개 사업에 230여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경관법 제정에 따라 지역 특성에 맞게 도시 미관을 가꾸고 도시 또는 마을과 국민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건설 문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이같은 국토환경디자인 사업은 해마다 예산이 축소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실제 국토환경디자인 사업 예산을 보면, 2009년 15억원, 2010년 20억원, 2011년 12억원, 2012년 62억원, 2013년 53억1000만원, 2014년 33억6600만원, 2015년 26억8300만원, 2016년 5억5000만원, 2017년 2억원 순이다.
올해의 경우에는 전체 투입액의 0.9% 수준에 불과하다.
이렇다보니 국토부 역시 경관법 제정 10주년을 맞지만 이렇다할 병행 사업을 추진할 여건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부처가 자리잡은 행복도시가 그나마 경관법에 맞춘 도시 건설의 사례로 손꼽힐 수 있지만 특별한 사례인 만큼 전 국토에 맞는 경관법 적용이 여의치 않다는 게 도시디자인분야의 난제다.
이충재 행복도시건설청장은 “행복도시의 경우, 단순히 디자인적인 요소만 접목한 것이 아닌, 환상형 도시 설계를 통해 거주민들이 어느 곳에 살더라도 쾌적하고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계획돼 있다”며 “뿐만 아니라 개별적인 건축 설계에서도 특화 설계를 통해 도시 미관을 살리면서 그 자체로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종시를 제외하고 전 국토에 대한 도시 경관은 아직도 해야 할 것이 많으며 경관이 살아야 도시가 살아나고 그 가치가 그대로 거주자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10주년을 맞아 경관법이 각 지역에 맞게 제대로 접목될 수 있도록 개선안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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