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재 수출비중 및 중국 의존도 높아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대표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신(新)통상정책이 철강이나 석유화학, 자동차 등 충남지역 주력산업의 수출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7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주진철 과장·김부경 조사역이 발표한 ‘미국 신행정부 통상정책이 지역 주력산업에 미치는 영향’ 현장리포트에 따르면 미 트럼프 정부는 기존 무역협정을 재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1월22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방침을 선언한데 이어 이튿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상무부는 한국산 가소제와 합성고무 제품에 대해 반덤핑 예비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미 무역흑자국 수입규제도 강화하는 추세다.
주진철 과장은 미국이 무역규제조처를 취하면 충남지역 대미 수출이 직접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무역규제 관련 조사 개시 뒤 열연·냉연강판, 강관 같은 철강제품과 냉장고 등 해당품목 수출이 크게 감소한 과거사례를 든다.
중국 등 제3국과 미국 간 교역이 줄면서 충남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 주력산업은 교역 축소의 영향을 크게 받는 중간재 수출 비중이 지난해 기준 83.5%로 매우 높은 데다 중간재 수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월20일부터 닷새간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5대 주력산업 내 38개 주요 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도 이같은 우려가 반영됐다.
업체들은 대체로 미국의 신통상정책이 충남지역 수출감소 요인이라는 데 동의했다.
오바마 행정부 정책을 유지하는 경우와 견줘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68.4%에 달해 증가(5.3%)하거나 불변(26.3%)일 것이란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지역업체들은 특히 석유화학(88.9%), 디스플레이(80.0%) 산업에서 제3국 중간재 수출 즉, 간접경로를 통해 대중국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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